제주도 중국인 자금 유치전 '후끈'
내년 외국인 제주도 영주권 신청 가능.."이미 500명 넘어"
지난해 제주도 유치된 외국인 투자 중 99.5% 중국자본
하나은행 신제주지점은 지난 2월에 이어 이번 달 두번째 중국인 직원을 채용해 창구에 배치했다. 신제주지점 내 중국인 직원은 이제 2명이 됐다. 국내 시중은행의 제주지점에서 중국인 직원을 직접 뽑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제주도에 투자하는 중국인 ‘큰 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내년이면 법무부 고시로 외국인 거주비자 신청 제도인 부동산투자이민제가 시행된 지 5년이 지나 외국인의 영주권 신청이 가능해진다. 외국인 투자 중 상당수는 중국인으로 은행의 중국인 투자 유치전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외환은행이다. 외환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제주지점에 ‘제주 외국인직접투자(FDI)센터’를 만들었다. 지점에서도 외국인 직접 투자 상담을 받을 수 있지만 제주 FDI센터는 전문성을 배가했다.
FDI 센터에서는 외국투자법인 설립에 필요한 입지 선정, 등록업무부터 세금 관련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본점에서도 제주 FDI센터로 인원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전문 법무사와 협력한 세무 상담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나은행 역시 외국지점 근무경력이 있는 팀장급을 신제주지점에 파견했다. 또 제주도에 PB센터를 만들어 중국 부동산개발기업 자금 유치와 고객 자산 관리를 한번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신제주지점에 ‘중국고객 데스크’를 운영하고 중국어가 능통한 직원들을 배치했다. 신한은행은 제주도 내 중국인 고객관련 지원과 중국인 전담데스크 설치를 검토 중이며 농협은행도 제주영업본부에 중국 통역 전담 직원 채용과 전용 창구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이 제주도의 중국인 투자로 눈을 돌린 것은 제주도 부동산투자이민제 실시 5년을 맞아 내년이면 외국인이 영주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법무부 고시에 따라 제주도에 10만㎡ 이상 부지에 5억 원 이상 전문 휴양시설에 투자하고 5년이 지나면 영주권 신청 자격을 준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영주권 신청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500명 이상”이라며 “강원도 평창과 부산 등에 비해 요건이 까다롭지만 제주도의 중국인 투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중국계 자본의 제주도 투자는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제주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지역 외국인 투자유치실적은 18개 사업에 7조 3282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14개 사업 5조 6782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3개월 사이 2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에 유치된 7개 사업 중 호주자본인 더코브관광호텔을 제외하면 유치된 1조 7290억원 중 99.5%가 중국자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