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이사회가 한국IBM과 IBM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당국에 신고하기로 했다.
23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는 여의도 본점에서 회의를 열어 참석자 10명 가운데 7명의 찬성으로 한국IBM 신고 안건을 의결했다.
반대표를 던진 이사는 이건호 은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 박지우 부행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가 한국IBM을 공정위에 신고하기로 한 것은 전산시시스템 계약과 관련 IBM 측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
국민은행은 한국IBM과 메인프레임 시스템 사용 계약을 맺고 있는데 최근 유닉스 체제로 시스템 전환 문제로 내부 갈등이 벌어지게 돼 불가피하게 계약 연장 조건을 협의해야 했다. 하지만 IBM 측이 계약 연장 조건에 대해 응답을 하지 않으며 차일피일 계약 미루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이사회는 "이는 당초 계약이 정한대로 현재의 월간 사용료 26억원을 내년 7월 계약 만료 이후 89억원으로 인상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는 유닉스 체제 전환 사업 입찰이 무산된 것도 IBM 측의 책임이 크다고 쏘아 붙였다.
국내 유닉스 사업자들이 사업 지연시 자신들이 부담할 지체상금, 사업추진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응찰을 포기했는데 시스템 전환 작업 기간이 내년 7월을 넘길 경우 발생하는 할증 사용료를 해당 사업자가 부담토록 강제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이사회는 "이상의 여러 정황을 검토한 결과, 한국IBM 및 IBM의 가격정책이 독점이윤의 추구를 위해 사회적 후생을 가로막는 시장폐해를 일으키는 것이므로 이의 위법성을 심사받고자 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신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