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는 여행사의 계약책임 이행보조자"
보편화된 해외여행…유사분쟁 영향 미칠듯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 기획여행(패키지여행)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행지 안전사고와 관련해 의미 있는 결정이 내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해외여행지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 여행사도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것.
26일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홈쇼핑 단체 여행상품을 구입한 신청인이 해외리조트의 수영장에서 넘어져 다친 경우 여행사에 손해배상책임이 있으므로 보험회사가 배상책임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분쟁신청 당사자인 A씨는 홈쇼핑을 보던 중 저렴한 가격으로 나온 C여행사의 동남아시아 기획여행(패키지여행) 상품을 구입해 여행을 하다가 일정중에 포함된 D리조트 내 수영장에서 부력매트를 밟고 미끄러지면서 넘어져 상해를 입었다.
이에 A씨는 수영장내 안전사고 예방의무가 있는 D리조트는 물론 C여행사에도 손해배상책임을 물었지만 해당 여행사는 자유시간 중 수영장을 이용하다 사고가 났고 리조트를 여행사의 이행보조자로 보기 어렵다며 손해배상을 거절했다.
또 여행사는 재보험회사가 동의하지 않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달랐다.
기획여행상품은 숙박은 물론 수영장을 자유시간에 이용하는 것도 포함돼 있고, 리조트는 여행사의 계약상 채무를 이행하는 보조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위원회는 "D리조트는 수영장을 관리함에 있어 고객들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에도 부력매트를 보관장소에 옮겨놓지 않는 등 의무를 게을리해 상해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는 "여행사의 기획여행상품은 리조트의 숙박시설 뿐만 아니라 수영장을 자유시간에 이용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며 "리조트는 여행사의 여행계약상 채무 즉, 숙박시설 및 부대시설의 제공의무에 관한 이행보조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행보조자는 채무의 이행행위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면 족하고 반드시 채무자의 지시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대법원도 판시한 바 있다는 게 위원회 측의 설명이다.
더불어 위원회는 "재보험계약은 원보험계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재보험자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이번 결정은 기획여행상품에 포함된 리조트 내에서 상해사고 발생시 리조트를 여행사의 이행보조자로 보아 여행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다"며 "홈쇼핑 등 다양한 판매채널을 통해 기획여행상품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향후 유사사례 발생시 분쟁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