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청운의 꿈을 안고 국세청에 입문한 25살 젊은이는 어느덧 흰머리가 희끗한 노장(老將)이 됐다.
얼굴만 변한 것이 아니다. 33년 세월을 헤쳐오며 경험과 삶의 지식이 쌓여 '진국'이 됐다.
이제 그는 정들었던 조직을 떠날 채비를 마쳤다.
27일 명예퇴임식을 갖고 국세청을 떠나는 이용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사진). 오랜 세월 조직에 충성했고 개인 보다는 조직의 발전을 위해 뛰어왔던 그는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도 조직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 했다.
이 국장은 "후배들이 조직을 위해 일하는 자세를 더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조직이 병풍이 되어 주었기 때문에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고, 가족을 지킬 수 있었다"며 "몸은 비록 떠나지만 마음은 항상 국세청 조직과 후배들 가까이 있고 싶다"고 말했다.
7급 공채 시험에 합격해 국세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 국장은 국세행정의 기초인 법령해석 업무부터 세무조사 업무 등 소위 안해 본 일이 없다. 그의 경력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을 정도다.
부드럽고 합리적 성품으로 상하 동료직원들과 트러블을 만들지 않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소통형 관리자'로 통했다.
온화한 인상에 숨겨둔 강한 소신으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강단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서기관 승진 후 속초세무서장과 서울국세청 조사1국2과장을 거쳐 부침이 심해 '소신'이 없이는 일하기가 힘든 본청 소비세과장과 대변인을 내리 역임하기도 했다.
특히 국세청의 전통적인 대변인 육성 코스인 영등포세무서장 또는 남대문세무서장을 거치지 않은 채 대변인에 발탁,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대변인 시절 언론사와 원활한 관계를 위한 가교역할에 충실했고, 때로는 언론사에 쓴소리도 서슴치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술을 잘 못하는 체질이었지만 기자들과 어울려 자주 술자리를 가진 통에 주량이 배로 늘었다는(?) 후문.
부이사관 승진(2012년 4월)이 다소 늦어지면서 여타 대변인 출신들과는 달리 지방국세청장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를 아는 상하 동료직원들은 '관운'이 부족했을 뿐 지방국세청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퇴임 이후 계획에 대해 이 국장은 "당분간 가족들과 여행도 가보고 못 만났던 사람도 만나며 지낼 예정이다"라며 "아직 제2의 인생을 어떤 식으로 시작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 국세청에 근무하면서 쌓은 경험과 배운 지식을 토대로 납세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해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956년 경기 김포에서 태어난 이 국장은 중대부고와 고려대 정책대학원을 졸업했다.
속초세무서장, 서울국세청 조사1국2과장, 국세청 소비세과장, 국세청 대변인, 서울국세청 감사관, 부산국세청 조사1국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공직 입문 초임지였던 제주세무서 근무 당시 만나 결혼한 배우자와의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이용우 서울국세청 조사2국장은…
▲1956년 ▲경기 김포 ▲중대부고-고려대학교 대학원(세정학과) ▲일반공채(7급)
▲춘천세무서 재산세과장, 서울국세청 조사국, 국세청 부가가치세과, 국세청 법규과, 속초세무서장, 서울국세청 조사1국2과장, 국세청 소비세과장, 국세청 대변인, 서울국세청 감사관, 부산국세청 조사1국장, 서울국세청 조사2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