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 등 특수관계인들이 절대지분을 보유한 회사를 매각하면서 특정인만 프리미엄을 얻어서 팔았다면 세무당국의 의심을 살 수 있다. 세원확보가 절실한 당국으로선 나머지 주주들이 프리미엄을 받고서도 양도가액을 낮게 신고하지 않았는지 감시하기 때문이다.
S씨와 그 친족들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상호저축은행의 주식을 나눠 갖고 있는 주주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경영은 S씨가 도맡아 해왔다. 그들은 금융위기로 경영이 어렵게 되자 결국 그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S씨와 친족들은 컨설팅회사의 자문을 받고 회계법인의 주식가치 평가를 거쳐 주식을 사겠다는 회사와 각 주주별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주식을 팔았다.
당국은 S씨의 자금변동을 조사하던 중 이 주식 거래에 주목했고, 지분이 20%에 불과한 S씨 만 경영권프리미엄을 받고 계약을 체결하고, 다른 주주들은 일반 주식 가격으로 계약한 것에 대해 의심하게 됐다.
당국은 S씨를 제외한 다른 주주들도 경영권프리미엄을 가졌다고 보고 신고한 양도가액에 프리미엄을 얹어 양도소득세를 부과했다.
S씨와 친족들은 세무당국의 이같은 과세에 반발해 국세청에 심사를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 과세당국 '친족 모두가 경영권 보유' VS 납세자 '실제 운영자만 경영권 보유'
F사는 H상호저축은행을 매수하면서 S씨와는 경영권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경영권프리미엄을 포함한 가격인 1주당 5만원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다른 주주들은 1주당 2만원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F사가 이렇게 따로 계약을 체결한 이유는 주주들 사이에 지위나 책임이 다르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F사는 S씨의 경우 H상호저축은행의 창립시점부터 처분할 때까지 계속 경영에 참여했고, 창업주인 아버지 사망 후에는 실질적인 임면권을 가진 경영인으로 봤다.
반면, 다른 친족들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H상호저축은행에 부실이 발생할 경우에도 경영책임이 없었기 때문에 경영위험을 감당한 S씨가 더 많은 대가(경영프리미엄)를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F사측은 밝혔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S씨에 대한 자금출처조사 과정에서 H상호저축은행의 주식 거래내용을 조사한 결과 S씨와 친족들 모두가 경영권을 함께 보유한 것으로 판단해 전체 양도주식에 경영권프리미엄을 가산해 평가한 가액으로 양도세를 부과했다.
당국은 "H상호저축은행 전체 주주 14명이 모두 S씨 형제, 형수, 매부, 조카, 매형으로 특수관계자이며, 1대 주주는 지분 22%를 가진 큰형이고, S씨는 2대 주주로 대표이사도 아닌 상무이사로 일반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50% 초과지분에 훨씬 미달하는 20% 지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S씨 혼자 회사의 지배권을 보유했다고 볼 수 없다"며 "S씨가 실제 H상호저축은행을 경영했다 하더라도 경영권은 의결권의 정도에 따라 결정돼야 하고 모든 주주들이 친인척으로서 경영권 및 지배권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세당국은 결국 S씨와 13명의 다른 주주 모두가 경영권프리미엄이 있는 것으로 평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것에 잘못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S씨와 다른 친족들은 "경영권을 50% 초과 우호지분을 갖는 지배권으로만 보거나 1대주주만 경영권이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10%가 안 되는 지분이라도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실제 S씨가 경영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매매계약과정에서도 다른 친족들은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친족들은 또 "경영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과 자신들의 주식을 판 것이 S씨에 대한 증여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경영권프리미엄도 증여도 모두 현실과 맞지 않는 것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 국세청 "실지거래가격 부인하고 양도소득세 부과한 것은 잘못"
국세청은 "S씨와 다른 친족들이 컨설팅 회사의 자문 및 회계법인의 주식가치 평가를 거쳐 각자의 의사에 따라 특수관계 없는 F사와 개별적으로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해 주식을 양도했고, 그 '주식 양수도 계약서'상의 매매대금을 양도가액으로 해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점"을 확인했다.
이어 "당국이 S씨 이외에 다른 친족들이 특수관계 없는 F사에 경영권프리미엄 만큼 저가 양도했다며 S씨가 받은 프리미엄 상당액을 가산해 양도가액으로 평가한 것은 부당하다"고 결정했다.
국세청은 결정문에서 "설령 S씨 이외에 다른 주주들에게 경영권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F사와 양수도 계약을 맺고 실제로 거래한 가액이 있다면 그 가액이 양도자산의 과세대상이라고 규정한 소득세법에 따라야 한다"며 "당국이 이를 부인하고 경영권프리미엄을 가산한 가액으로 양도소득세를 내도로 한 것은 잘못됐다"며 납세자의 손을 들어줬다. [참고 심판례 : 심사양도2014-0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