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전처→국가안전부·콘트롤 타워는 靑' 등 내용
새누리 반발…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난항 예고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으로 내놓은 총리실 산하 국가안전처 신설과 해양경찰청 해체 등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과 관련해 야당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자체 대안을 마련해 여야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19일 세월호 참사 대책으로 해경 해체와 국가안전처 신설, 재난 컨트롤 타워를 청와대가 아닌 국가안전처가 맡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 개편 방침을 천명하고, 이후 지난 달 12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내 정부조직개편 특위를 구성해 정부 제출안을 분석 평가한 후, 지난 2일 국가안전처를 국민안전부로 승격, 독립부처로 신설하고 해경 해체가 아닌 국가안전부의 외청으로 존치시키는 방안이 담긴 자체 정부조직 개정안을 발표했다. 또한 논란이 됐던 재난컨트롤 타워 역할을 국가안전처가 아닌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맡도록 했다. 이는 정부 원안과 크게 다르고 새누리당이 원안 가결을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 여야 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정부조직개편특위 위원장인 조정식 의원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당 자체안을 설명하고 정부안에 대한 국회입법조사처의 분석결과를 공개하며 정부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 의원은 "입법조사처는 국무총리 산하 국가안전처의 장관을 국무위원으로 보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의 소방방재청과 해수부 폐지 방침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집행기능을 담당하는 2개의 외청 폐지로 인해 정부의 재난안전관리기능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인지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졸속적인 정부조직 개편으로 국민의 안전이 다시 위기에 내몰리고 국민의 눈에 피눈물이 흘러서는 안 된다"며 새누리당에 "새정치연합의 대안을 경청하고 진지하고 성의 있게 (협상에)임해 달라"고 요구했다.
새정치연합의 적극적인 대안 제시에 새누리당은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새정치연합은 국민안전부를 신설하고 그 밑에 해경과 소방방재청을 외청으로 하는 자체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발표했는데, 이는 정부안 수정과 보완 요구 수준을 넘어 야당 스스로 국정운영의 기본 틀인 정부조직을 제 입맛대로 재구성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조직이라는 것은 국정운영의 기본적 방향과 철학이 담긴 것"이라며 "정부가 야당의 틀에 맞춰 국정운영을 한다면 도대체 운영의 주체는 누군가. 새정치연합은 (자신들이) 지금 정권을 잡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음 정권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은 집권여당에 국정운영의 책임을, 야당에게는 견제와 비판의 소임을 부여했다. 야당에 국정운영과 국회지배의 소임을 부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정부안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과 방향이 담겨있는 법안"이라며 "세월호 이전과 세월호 이후가 달라지려면 여야간 협력이 필수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여야의 진심은 결코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야당 의견을 존중하며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