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20년 넘게 주식 투자를 해 온 베테랑이다. 몇 년 전 A씨는 한 기업의 주식 1000주를 매수하기 위해 직접 주문 전표를 작성, 증권사 담당 직원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담당 직원의 실수로 인해 엉뚱한 기업의 주식 1000주가 A씨 계좌에 들어왔고 약 3개월 후 이를 안 A씨는 주식 전량을 매도했다. 다행히 3개월 사이 주가가 올라 있어 A씨는 약 70만원의 차익을 낼 수 있었다.
문제는 같은 날 담당 직원의 권유에 의해 매수한 또 다른 주식이었다. 담당 직원은 모 기업에 탐방을 다녀왔는데 장래성이 있는 회사라며 신용 매수를 부추겼다.
이후 주가가 하락하며 A씨는 약 1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A씨는 이 중 절반을 배상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금융감독원의 문을 두드렸다.
A씨는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증권사 측 관계자는 "A씨가 투자 경력 20년 넘는 고객으로서 담당 직원의 조언을 바탕으로 직접 판단 후 매매했을 뿐 아니라 당시 담당 직원은 손절매를 하도록 권유했지만 A씨 본인의 판단에 의해 매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담당 직원의 실수로 매수된 주식에 대해 원상회복을 원하는 지 문의했을 때 A씨는 그냥 두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A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분쟁조정위원회 관계자는 "A씨는 장기간 투자 경험이 있는 자로서 주식 매수 시 주문 전표를 직접 작성했고 다수의 신용거래를 해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A씨는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매도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증권사가 고객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가 원하지 않는 주식을 담당 직원이 매수한 것은 사실이나 이후 매도 차익이 발생했고 전체적인 손실이 담당 직원의 잘못에 의해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 분쟁과 관련된 판례에서는 투자자의 연령을 포함해 재산, 사회적 경험 등 거래 위험과 관련한 요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