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경영진에 대한 봐주기식 징계 수위를 두고 국회에서 논란이 일었다.
하나금융그룹에 이어 올해 KB금융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규모 징계를 받거나 예정된 상황에서 금융 당국의 처벌이 여전히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는 가중처벌에 대한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 당국이 이를 임의적으로 변경하고 관행에 의해 운영해 왔다는 것이 드러났다.
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재제심의위원회가 진행 중인 KB금융의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에 대해 가중처벌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은 신용카드 정보 유출, 도쿄지점 불법 대출, 전산 시스템 교체 문제에 따른 내분 사태로 인해 각각 2건의 징계 대상에 올랐다.
김기식 의원은 "둘 다에게 문책 경고가 사전 통보된 상황인데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은 임원이 2건 이상 문책 경고에 오르면 한 단계 올려 업무 집행정지를 내리도록 돼 있다"고 지목했다.
이어 그는 "KT ENS 불법 대출 때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주의적 경고를 받은 것은 3년 안에 다시 제재를 받으면 한 단계 가중처벌 이뤄지도록 한 것을 안 지킨 것이다. 하나캐피탈 유상증자 참여 문제로 중징계를 받았을 때 김승유 당시 회장은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경징계를 받았다는데 상식적으로 회장 지시 없이 유상증자를 참여할 수 있느냐"고 문제 삼았다.
또 "우리은행이 수백억대 CJ그룹의 차명 계좌를 운영하면서 임원들 묵인 없이 직원들이 개설해 줬을까 의문이다"며 "다시 말해 있는 규정도 제대로 안 지키고 직접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게 되면 제재심의위원회를 공정하고 객관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문서로 해야 하는 규정을 구두로 운영하면 어떤 회사도 증거를 남기지 않을 것이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닌 금융지주 회장이 중징계를 받을 이유가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해명 결과 가중처벌 규정은 관행에 의해 임의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가중처벌에 대한 규정은 기존의 관행상 3회 이상인 경우로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