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북대전세무서 전경. (사진=김용진 기자)
체납자를 상대하는 강도에 따라 세무공무원들이 갖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때로는 체납자의 고의적인 은닉재산을 추적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한다. 여기에 체납자로부터 욕설과 폭언을 듣기라도 하면 '뚜껑'마저 열릴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엄연히 납세자이기에 세정상의 배려를 제공한다. 바로 세무공원들이 가진 무기는 '진심(眞心)'이다. 고의적인 체납자에게는 추상같은 엄중함으로, 안타까운 사정의 체납자에게는 따뜻한 감성으로 다가간다.
고된 업무강도에도 불구하고 감성 세무행정을 전파하고 있는 북대전세무서 직원들의 생생한 세무현장 이야기를 들어보자.
◇"내 손을 놓지 말아요"… 절망 속 기업에게 희망 심어주다
"A기업은 최근 경기침체로 거래처의 사정이 악화돼 신규 계약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매출이 급감한 A기업은 결국 세금을 체납하고 말았는데요. 하지만 A기업은 평소 착실하게 납세해오던 성실 중소기업이었습니다. 저희는 현장 확인을 통해 A기업이 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압류재산 공매 일시정지와 체납처분 유예 등의 세정지원을 했습니다. 또한 주거래은행으로부터의 대출이 가능하도록 긴밀하게 협조한 끝에 A기업은 다시 살아날 수 있었고, 체납도 완납할 수 있었습니다."
-법인세과 서문석
◇오래된 친구처럼…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 '진심'
"체납자는 피치못할 사정으로 경제력이 소진된 경우가 많아 밀린 세금을 징수해야하는 공무원으로서는 힘든게 사실입니다. 특히 저 같은 여직원의 경우에는 욕설과 폭언에 시달리는 경우가 남자 직원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은데요. 저는 그래도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해요. 오래된 친구와 대화하듯이 생활이나 사업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체납자들과 인간적인 감정을 나누고 있어요. 연락이 되지 않은 분들은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체납자의 사정을 이해하려 노력해요. 저의 진심이 통했는지 요즘은 체납자가 먼저 전화를 걸어오는 덕분에 안부도 묻고 세무 상담도 해드리고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부가가치세과 양해숙
◇숨긴 재산은 끝까지 추적… 공정 세정 실현
"체납처분을 피하려고 자신이 소유한 차량을 다른 사람 명의로 변경한 체납자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끈질긴 탐문과 추적 끝에 은닉 재산을 찾아내고야 말았습니다. 이후 수사관서에 고발조치해 결국 차량을 확보했고, 공매의뢰를 통해 수천만원의 체납액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조사과 이원근, 유영주
◇가짜 퇴직자에게 철퇴를… 꼼수 잡아낸다
"퇴직을 해 소득원이 없다는 이유로 증여세를 체납하고 있는 체납자가 있었죠. 그는 서류상으로는 회사에서 퇴직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회사의 퇴직 관련 서류와 관련 규정 등을 세밀하게 검토해 이것이 허위라는 것을 밝혀냈고, 회사로하여금 체납액을 전액 현금으로 납부하도록 했습니다."
-재산세과 성창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