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사퇴'로 일단락땐 야 반발 거셀 듯…"정성근은 제2 유인촌"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 이후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전날 회동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당내 의견을 바탕으로 두 후보자의 '재고'를 요청한 것에 박 대통령이 "잘 알았고, 참고하겠다"고 사실상 수용의사를 내비치면서 자진사퇴나 지명철회 등 방식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리 백화점'이라고 불리는 두 후보자에 대해 새누리당이 '난감함'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이 같이 화답함에 따라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숱한 의혹 외에도 두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보인 불성실한 답변 태도와 위증 논란 등은 단순히 도덕성 문제를 넘어 부처 수장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는 지적이 많다.
□ 김명수-정성근, 불성실 답변·위증 논란…도덕성·자질 모두 문제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진행된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자료제출 미비는 물론 위원들의 질문에 대한 기본적인 '청취'조차 안 됐다.
김 후보자는 위원들의 추궁에 "30초만 숨 쉴 시간을 달라", "자꾸 윽박지르지만 마시고..."라고 말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제자논문 가로채기와 논문표절, 대필 논란에도 '관행'임을 강조하며 "양심에 거리낌이 없다"는 답변으로 위원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여당 위원들조차 "요령부득", "관행이라고 하지만 교육부 수장으로서 부적절"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정 후보자 역시 자료제출 미비, 음주운전 전력과 함께 '위증논란'으로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다. 전날(10일) 열린 국회 교문위 문화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는 지난 1988년에 정 후보자가 구입한 강남구 아파트를 3년간 실제 살지 않은 상태에서 가등기해 양도세를 탈루한 사실이 거론됐다. 정 후보자는 3천800백만원에 구입한 이 집을 이듬해 8천만원에 되팔아 부동산 투기 의혹을 샀다.
정 후보자가 의혹을 부인하자 새정치연합 유인태 의원은 아파트 구매 당시 실제 살았던 임 모씨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해 거짓말임을 증명했다. 그럼에도 정 후보자는 진지한 사과보다는 "주민등록등본을 확인하고 답변 드리겠다", "기억하려고 하고 있다"로 일관했다. 거듭된 추궁에 정 후보자는 아내와의 통화내용을 언급하며 사실을 시인했고 입장을 번복했다. 새누리당 위원들 역시 위증 논란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교문위는 야당의 반대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문보고서 채택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두 후보자 사퇴는 靑에 부담…국민비판 큰 김명수로 마무리? = 하지만 박 대통령이 두 후보자 모두 물러나게 할지는 의문이다. 앞서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들의 연이은 낙마로 지지율 최저점을 찍은 박 대통령이 두 후보자를 모두 임명하지 않을 경우 인사실패와 국정공백 등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후보자 중 비판여론이 비등한 김 후보자를 사퇴시키는 방향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교육부 장관 후보자 후임을 물색 중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이 같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11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무총리가 2명이나 연이어 낙마하고 여기에 2명이나 물러나면 인사권에 큰 상처를 입는다"며 "둘 중 국민 반대가 심한 쪽으로 가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 "제2의 유인촌" 정성근 강행시 野 반발 거셀 듯 = 만약 김 후보자만 사퇴시키고 정 후보자를 임명 강행할 경우 야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문위 소속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정 후보자의 임명강행 가능성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문화혁신은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며 "어느 나라든 문화부는 그 정부를 대변하는 격인데, 문화부 수장이 부도덕하고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한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총대선 당시 이념 편향적이고 야당에 노골적인 비난 발언을 한 정 후보자의 전력을 문제 삼으며 "정 후보자가 문화부 장관이 되면 '제2의 유인촌'이 될 것"이라며 "현재 문화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수장들의 임기가 남아있는데 이들을 MB정부 때 유인촌 장관처럼 낙하산 인사를 앉혀 내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