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정병국 "오만이 낳은 인사…대통령부터 원칙 지켜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가 출범한 후 강력한 여당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비주류계 중진의원들이 '할 말 하는 여당'을 강조, 2기 내각 인사에서 부적격 논란이 되는 정성근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철회를 청와대에 건의할 것을 촉구했다.
16일 새 지도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이재오 의원은 김무성 대표 체제에 대해 "역대 지도부 중 가장 좋은 지도부"라고 축하했다.
이 의원은 "권력은 높을수록 대중을 기피하고 현장을 기피한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자리가 높을수록 대중 소통을 꺼리고 문서에 치중하면서 현장을 꺼린다"며 "그래서 오판할 확률이 많고 대중들은 그걸 오만이라고 생각한다. 그 오만이 인사에서 나타난다. 인사가 오만한 권력의 산물로 나오면 국민들은 그 권력을 믿지 않는다"고 청와대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당 지도부가 제 소리를 내야하고 당 지도부가 제 역할을 못하면 중진이 제 소리를 내야한다. 또 중진이 제대로 못하면 젊은 의원들이 가차 없이 압박해야 한다"며 "근데 지난 1년간 새누리당이 그렇게 했는가. 그런 부분을 자성해야 한다"고 청와대와 수직관계였던 전임 황우여 대표체제를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번 김무성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줄곧 '청와대에 할 소리 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당과 정부를 건강하게 하고 결국 나라를 건강하게 하겠다는 애국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거듭 정성근-정종섭 임명강행 방침에 대해 "국민이 아니라면 그 사람 안해야 한다. 이렇게 인사하면 되겠는가. 바른 소리를 공식적으로 해야 한다. '그 분은 국무위원으로 부적격하다. 고려해 달라'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이야기를 당 지도부가 해야지 누가 하겠나. 당과 청와대가 건강하게 가야 국민들이 믿지 않겠나. 김무성 대표 체제에서 권력에 눈치보고 할 소리 못하고 당을 식물정당으로 만드는 일이 없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거듭 당청 수평관계를 압박했다.
정병국 의원은 한 발 나아가 인사문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후 '국가대개조'를 밝힌 것과 관련해 "국가개조는 시스템을 바꾸고 사람을 바꾼다고 바뀔 수 있다고 생각 안 한다. 기존 법규과 원칙을 제대로 지켜왔는지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지도부 첫 인사말에서 국민들 속에, 생활 속에 발을 딛고 이끌겠다고 했는데 지금 국민들 소리가 어디 있는가. 장관 인사과정 속에서 국민 소리가 어디 있는가. 그게 제대로 대통령에게 전달되는가. 다시 출발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는 왜 하는가. 지명을 잘못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사청문회 하는 것은 그런 과정에서 (문제를) 거르기 위해 있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인사청문회 취지를 살린 인사를 하면 잘못된 인사가 아니다. 원칙이 준수되는 당이 됐으면 좋겠다. 대통령도 진정한 국가개조를 원한다면 이런 부분에서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