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거짓세금계산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세금계산서를 주고받는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16일 이번 부가가치세 확정신고기간(2014년 제 1기)을 맞아 거짓세금계산서 발행 혐의가 있는 자료상과 이들로부터 거짓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아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큰 사업자 등 68명을 선정,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세청은 거짓세금계산서 근절을 위해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펼쳐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거짓세금계산서 수수혐의자 246명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2503억원을 추징하고 231명을 사법당국에 고발 조치하기도 했다.
□ 1개의 '간판업체' 4개의 '폭탄업체' = 고철 도소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A씨는 무능력자(바지사장)에게 3~5%의 수수료를 준다는 조건으로 명의를 빌려 5개 유령업체를 설립한 이른바 '자료상'이다.
A씨는 이중 한 업체를 '간판업체'로 내걸고 세금계산서가 필요한 사업자들에게 단기간 거액의 거짓 매출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줬다. A씨는 이에 대한 대가로 5~7%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편취했다.
매출에 대한 매입은 나머지 4개 업체로부터 거짓 매입세금계산서를 수취하는 방법을 사용했으며, 이 같은 부당공제로 간판업체는 소액의 세금만을 납부할 수 있었다.
이후 일명 '폭탄업체'라 불리는 나머지 4개 업체는 매입 없이 거짓세금계산서만 발급하면서 발생한 고액의 부가세를 납부하지 않고 무단 폐업해버렸다.
□ '거짓말'은 '거짓세금계산서'를 낳고… = 주식회사 B는 신규로 건설면허를 등록한 법인으로 입찰에 필요한 공사실적을 허위로 부풀리기 위해 거짓세금계산서를 발급했다.
평소 친분관계가 있던 사업자에게 실제 공사를 한 것처럼 공사서류 등을 꾸민 후 거짓으로 매출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첫 번째 목적인 입찰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매출에 따른 세금을 처리(?)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법.
B법인은 허위 매출로 늘어난 세금을 줄이기 위해 특수관계 법인으로부터 또 다시 거짓세금계산서(매입)를 수취하게 된다. 이후 수취 법인도 매입세액을 부당 공제하고 장부상 허위비용을 계상해 법인세 등을 탈루하기도 했다.
□ 납품을 위한 매출액 '뻥튀기' = 주식회사 C는 제빵업체로 납품업체 선정시 매출액이 크면 유리하다는 정보를 입수, 일명 '회전거래' 수법으로 매입·매출을 함께 허위로 부풀린 혐의를 받아 고발 조치됐다. 이 같은 회전거래 수법은 사실 주변에 굵직한(?) 인물들이 공모해야 손쉬운 것.
C법인 대표 역시 업체를 따로 운영하는 배우자, 친인척들과 공모해 자신들이 경영하는 회사를 통해 실물거래 없이 거짓세금계산서를 서로 주고받는 수법을 사용했다.
또한 이들은 실거래처럼 꾸미기 위해 대금은 매출·매입이 동시에 발생함에 따라 채권채무를 상계처리하고 차액만 금융거래를 조작하기도 했다.
□ "계속 저희와 거래만 해주신다면…" = D법인은 원사를 판매하는 법인으로 지속적인 거래를 위해 신규 판매처와 고정 거래처의 요구에 따라 세금계산서를 아예 발급하지 않거나 과소 발행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무자료 거래 등에 대한 일부 자료는 세금계산서가 필요한 다른 거래처에 실물거래 없이 거짓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 무자료 등 거래대금은 현금으로 받거나 차명계좌에 입금하는 방법으로 수입금액을 누락, 법인세 등을 탈루했다.
□ 우월적 지위 이용한 '악덕 업체' = 주식회사 E는 토목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법인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취하는 악랄한 방법을 사용했다.
거래 관행상 E법인의 도급공사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하도급업자로부터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취한 것이다.
이를 통해 거래 대금은 인터넷뱅킹으로 입금하고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허위원가를 계상해 법인세 등을 탈루한 혐의다.
또한 비자금은 E법인 대표의 자녀명의를 사용해 서울에 있는 핵심 상권 상가건물을 취득하는 데 사용했으나 이마저도 증여세를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 "매출? 더 이상 묻지 마세요" = 주식회사 F는 스포츠의류를 제조해 전국 70여개 대리점에 납품하는 법인으로 매출세금계산서 발급으로 외형이 노출되자 증가된 세금을 줄이기 위해 임가공·원부자재 업체로부터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취해 매입세액을 부당공제한 혐의를 받았다.
또 법인의 주주이면서 의류 도·소매업체를 별도로 운영하는 대표자의 아들은 국세청의 레이더망을 교묘히 회피하기 위해 세금계산서 없이 상품을 판매하고, 이에 따른 대금은 가족명의 차명계좌로 관리하는 방법으로 매출을 누락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