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A 동향
1) 자금조달의 기회 사모펀드
사모대출펀드(private debt fund)는 적은 수의 투자자가 투자하여 대출형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펀드이다. 국내법은 사모펀드는 주식 같은 지분에만 투자하고 대출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추진되는 사모대출펀드는 금융권이 인수를 추진하는 기업에 대출을 해주고 그 대출채권을 펀드가 매입하는 형식이다. 유럽의 경우 사모대출펀드의 규모가 거의 1500조원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한국경제, 2014.6.10.). 이에 따라 사모대출펀드(Loan Fund)가 국내 최초로 나타났다.
한 자산운용사가 5천억원대의 대출펀드를 조성하기로 하고 은행과 보험사 등의 기관 투자자를 모집한다. 3대 시중은행 과점하고 있는 인수 차입 금융에서 보험사나 중소형 연기금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이다. 대출펀드 운용사(General Partner)은 그 자산운용사이다.
대출펀드는 M&A를 추진하는 사모투자펀드 등이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며 대출 형식으로 이뤄진다. 인수대상 기업이 정해지지 않고 자금을 모집하는 것으로 일종의 블라인드 펀드이다. 자금을 대여할 운용사인 자산운용사가 결정하므로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처로 활용할 수 있다.
펀드의 수익률은 연간 6%대로 높은 편이다. 최초 대출펀드의 만기는 3년이다. 앞으로도 계속 만들 계획이다(머니투데이, 2014.5.13.). 보험사 10여 곳이 참여할 예정이며 약 6천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칭 “신한M&A전용 시니어론 펀드”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운용사로 선정될 예정이다(한국경제, 2014.6.10.).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재도약과 발전을 위한 펀드도 있다. KDB산업은행의 “KDB 기업성장 디딤돌 펀드”가 그것이다. 투자대상은 선제적 경영개선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여력이 큰 중소·중견기업(계열기업, 법정관리·워크아웃 기업 제외)의 전환사채, 전환상환우선주 등 혼합형(Mezzanine) 증권 및 사모사채 등이며 펀드규모는 총 1000억 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News·Tomato, 2014.6.17.).
2) 기업의 가치 계산의 사례
모간스탠리 사모펀드(MSPE)가 한화L&C 건자재사업부의 기업가치(EV, Enterprise Value)를 약 3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해 인수에 나섰다. 이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합한 금액 대비 기업 가치비율(EV/EBITDA)이 7.4배를 적용한 것이다.
한화L&C의 순부채(차입금총액에서 현금성 자산을 차감한 금액) 규모는 1400억 원이다. 모간스탠리 사모펀드가 한화그룹과 체결한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주식가치인 지분가치(Equity Value)는 약 1600억 원이다.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전년도에 330억 원을 기록했지만 한화그룹에서 계열 분리됨에 따라 절감 가능한 비용 등을 반영해 지난해 실적 기준 한화L&C의 정상 상각 전 영업이익(Normalized EBITDA)을 4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했다는 추정이다.
국내 M&A 시장에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들의 인수거래 평균치는 상각 전 영업이익의 7~8배 수준이며, 최근 사모펀드업계의 경쟁 심화로 조금씩 상향되고 있는 추세다(The Bell, 2014.6.20.).
2. 매각과 기업전략
1) 기업 사이클과 매각
기업가들은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환경과 기술에 적응하기 어려워지고 대응하려고 하지 않는다. 기업환경이 변하면서 이젠 떠나야 하는 때가 닥친다는 점이다. 사업을 확장하다보면 자금이 점차 부족해지고 조달하기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많다. 무리하게 확장하다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회사가 규모가 커지고 확대됨에 따라 경영능력의 한계를 느끼며 경영진 구성에 어려움을 갖기도 한다. 기업이 커지면 사람을 관리하기 어려워지고 경영진들의 갈등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비상장기업을 매각하는 사유에는 주주의 갈등(differences among co-workers)도 한 원인이 된다. 한편 공동투자자(partner)와 의견이 맞지 않거나 분쟁이 생기는 경우에도 그렇다. 이 경우에도 새로운 투자자를 받아들여 파트너를 바꾸는 경우가 있다.
창업초기의 기업은 기업가를 중심으로 운영(entrepreneurial company)되지만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그야말로 기업(professional company)으로 성장한다. 회사가 커짐에 따라 기업을 경영할 많은 사람이 필요해지고 회사의 역학구조는 변화하고 기업가의 역할과 영향은 작아지게 마련이다.
중앙 집중적이고 기업가의 통찰에 의존하고 기업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에서 점차적으로 분권화되고 고도로 구조화된 기업으로 변하는 것은 자연적이다. 그러나 성공한 기업가라고 하여 다 이러한 기업을 경영할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때때로 이런 기업가들은 더 크고 경영능력이 뛰어난 기업에 매각하고자 한다.
기업의 전략적 포지션(strategic position)의 변화도 매각의 이유가 된다. 기술의 변화, 시장 경쟁상황의 변경, 새로운 경쟁기업의 진출이 그것이다. 이런 일이 중대한 문제라면 기업의 가치가 있을 때 매각하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국내 제조업체의 실적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상장 제조업의 경우 1970년대 연평균 30%대였던 매출증가율은 1990년대 들어 10%대, 2012년에는 4.8%, 2013년에는 3.4%까지 추락했다(국민일보, 2014.5.15.).
산업구조가 세계적으로 고도화되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는 기업들이 많다. 특히 대기업의 납품업체는 계속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를 따라가기 어렵고, 빚도 쌓여간다. 중소 부품업체들의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한국경제, 2012.1.16.). 우리나라 기업의 5년 생존율은 30.2%이다. 독일(39.8%), 스페인(45.7%), 프랑스(51.4%), 이탈리아(49.9%), 영국(41.0%) 등 보다 훨씬 낮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이고 경제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일 것이다(뉴시스, 2014.2.27.). 단순히 숫자만 가지고 볼 때 우리나라 기업의 10년 생존율은 결국 9%이고 20년 생존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업가들은 매출이 성장하고 이익이 크게 나면 그것이 영원할 것으로 착각한다. 또한 오랫동안 성공한 기업은 마음을 놓고 자녀들에게 승계를 시도한다. 그러나 통계적 숫자의 위험은 자신만 피해가라는 법은 없음을 알아야 한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창업은 더욱 심하다. 세상을 바꿀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로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한다. 기술개발 이후 양산에 이른 과정은 흔히 “죽음의 계곡”에 비유된다.
이 계곡을 건너는 기술은 1% 정도다. 죽음의 계곡을 건넌 기업을 기다리는 게 “다윈의 바다”인데, 이 바다에서 살아나와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확률은 또 절반으로 줄어든다(헤럴드 경제, 2014.5.21.).
수익성이 좋고 성장하는 기업인 경우에도 자금부족으로 매각하는 경우가 있다. 현재 기업운영의 현금수입으로는 기업의 성장이나 도약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경우이다. 또한 일부 기업주들은 더 이상의 위험부담을 기피하고 자신이 가진 돈을 지나치게 위험한 투자를 하는 것을 기피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업은 자금력이 좋고 기업경영 능력이 뛰어난 기업에게 매각하고 싶어 한다.
아무리 잘나가는 기업이라도 어느 날 갑자기 위기에 닥친다. 그러나 그 때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내가 만난 잘 나가는 기업가들의 대부분은 절대로 자신의 사업은 망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득의양양 한다. 그리고 대부분 거의 부도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매각자문사를 찾아와 매각을 의뢰한다.
미래는 알 수가 없으며 변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잊는 것이 인간인가보다. 위기에 빠진 기업을 매각하는 경우는 많다. 이런 기업은 마음을 비우고 처분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더 건지려다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간다.
2) M&A 자문수수료와 소탐대실
M&A 자문수수료는 그 비싼 변호사 수수료보다 훨씬 비싸다. 그러나 자문사를 이용하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며 매각가능성 및 가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비싼 자문수수료의 이면에는 거래성사의 확률과 거래금액이 있다.
M&A의 성사확률은 매우 작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의 한국사무실도 1년에 거래성사는 몇 개가 안 된다. 투자은행의 거래대상은 상장기업이나 우량기업 같이 인수희망기업이 많아 거래성사의 확률이 그나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비상장기업의 거래확률은 영에 가깝다고 할 만큼 낮다.
중소기업과 비상장기업 M&A자문을 하는 기업은 수많은 자료정리업무, 미팅, 출장 등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지만 성사되는 거래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따라서 자문수수료가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M&A 거래가 성사되면 주주나 기업주는 거금을 받는 거래이다. 일부 기업은 자문사가 받을 수수료에 민감하고 아까워한다. 그러나 거래성사의 확률과 자문사의 역할, 거래금액의 95%이상이 매각기업의 몫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M&A를 통해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은 시장을 꾸준히 조사하고, 관련 지식과 노하우가 풍부한 인재를 육성하거나 스카우트하는 등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기업의 운명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을 매각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은 M&A 과정에서 당연히 드는 자문비용 마저도 주지 않으려 하거나 지나치게 덤핑하려 한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M&A 자문사에 높은 자문수수료를 지급하고 인수를 의뢰하거나 매각을 의뢰한다, 그만큼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사전에 수수료를 깎거나 심지어는 계약시 정한 수수료를 주지 않으려는 것으로 세계 M&A 시장에서 유명하다. M&A는 기업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비용을 아끼려다 소탐대실(小貪大失) 하는 경향이 강하다(이코노미스트, 2014.7.7.).
3. 기업매각과 삶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기업에 집착한다. 그러나 루소가 말한 것을 음미할 필요가 있다.
“이 지상에서 우리의 삶은 얼마나 빠르게 지나가는가! 인생에서 처음 4분의 1은 어떻게 인생을 활용해야 하는지 체 알기도 전에 흘러갔고, 그 후 마지막 4분의 1 역시 인생의 즐거움을 더 이상 누리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나가 버린다.
처음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법을 전혀 모르고, 얼마 되지 않아서 이젠 살아갈 능력을 상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쓸모없는 최초 시기와 최후 시기 사이에 끼인 기간에도, 우리에게 남아 있는 시간의 4분의 3은 수면, 노동, 고통, 억압 등 온갖 종류의 괴로움으로 소진된다.
인생은 짧은데, 그 이유는 우리가 불과 얼마 되지 않는 시간밖에 못 살기 때문이라기보다 그 얼마 되지 않은 시간 중에서도 인생을 향유할 시간을 거의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루소)(교수신문, 2014.5.28.).
☞김근수 회계사
- 연세대학교 경영학과(경영학사)
- 관광경영학 박사, 종교학 박사(수료)
- GS-CALTEX 감사부 근무(전)
- 안진회계법인, 영화회계법인 등 근무(전)
- 한국공인회계사 ㆍ한국세무사 ㆍ미국 CFA ㆍ미국 APㆍPh. D.
- 글로벌컨설팅(회계사무실) 및 (주)글로벌M&A 대표
<저서>
- 세법의 이론과 해설(국세신문사)
- 부동산세제실무(조세통람사)
- 여행사경영산책(여행신문)
- 여행사·호텔·골프장·외식업의 경영메뉴얼(영화조세통람사)
- 문화산업의 세무(세무신보사)
- 여행사 경영산책(재판), 외식업, 부동산임대업, IT산업의 회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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