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회공익재단 기부금 모집이 지난 15일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강제성 논란 등 숱한 비난 속에 끝난 이번 기부금 모집은 마지막까지 '지방회 줄세우기' 논란까지 불러 일으키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세무사회는 공식적인 기부금 모집은 끝이 났지만 앞으로도 기부금 모집은 계속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고지서 형태의 기부금 지로용지를 회원들에게 발송해 기부의 참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지적을 받으며 한바탕 홍역을 치른 세무사회공익재단 기부금 모집이 지난 15일 일단락됐다.
세무사회는 2013년도 수입금액에 따라 기부금의 액수가 다르게 표기된 기부금 지로용지를 지난 2월 회원들에게 배포한 이후 약 6개월 동안 총 8억3368만원의 성금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전국 1만186명의 세무사회원 중 24.4%에 해당하는 2492명이 기꺼이 세무사회공익재단에 기부금을 납부한 것이다.
한편 이와 별개로 진행된 세무사회공익재단 '후원회원' 모집은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후원회원은 세무사회원이 자신의 기부금과는 별개로 모집하는 친·인척, 거래처 등의 회원을 말한다.
세무사회는 지난 15일 기준 1030명의 세무사회원이 5849명의 공익재단 후원회원을 모집했다고 밝혔다. 당초 공익재단 출범 시 회원 1인당 20명의 후원회원(20만명)을 모집해 연 120억원 규모(20만명 × 월5000원 × 12개월)의 매머드급 재단을 만들겠다는 세무사회의 꿈은 한참 멀게 느껴지지만 세무사회는 이에 '순항 중'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 말 많았던 '강제 아닌 강제' 기부금 논란 = 이번 기부금 모집은 기부금의 목표달성과는 무관하게 시작단계에서부터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켜왔다.
사실 강제성은 없지만 기부금 용지를 전기세, 수도세와 같은 고지서 형태로 받아든 일부 세무사회원들이 마치 강제 징수를 당하는 기분이라며 반발한 것이 대표적인 예.
기부는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인데 전년도 수입금액에 따라(3억원 이상 50만원, 2억원~3억원 30만원, 2억원 미만 20만원) 기부금 액수가 용지에 떡하니 찍혀 나와 자존심 강한 세무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특히 연 50만원의 세무사회비 중 4만원은 공익재단 후원금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기부금에 강제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세무사회원들의 설명이다.
아울러 전자신고세액공제를 존치시켰다는 이유로 세무사회원들이 받는 공제금액의 50%를 공익재단 기부금으로 내놔야 한다는 세무사회와 일부 지방세무사회의 논리도 다수의 회원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이 밖에도 정구정 세무사회장은 기부금이 원하는 만큼 모아지지 않자 "참여율이 계속 낮을 경우 원하지 않는 공익재단을 굳이 이끌 생각 없다"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 끝나지 않은 논란, "줄은 왜 세우나?" = 한편, 기부의 강제성 뿐 아니라 지방세무사회 별로 기부금 납부율을 책정해 줄을 세운 것도 그동안 세무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지적되어 온 사안이다.
매월 세무사신문에 지방회별 순위를 개제, 본회가 어느 지방회가 기부금을 잘 내고 못 내는지를 겨루게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
특히 세무사랑2 보급률과 더불어 기부금 납부율이 가장 떨어지는 서울세무사회를 세무사신문을 통해 대놓고 비난한 것은 단순히 기부금을 독려하기 위한 차원이 아닌 정치적인 요소가 작용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한 세무사는 "본회가 각 지방회별로 기부금 납부율을 집계해 세무사신문에 올려놓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연 뒤 "만약 정부에서 성금을 모금하는데 각 지방별로 납부율을 책정해 순위를 매긴다 생각해봐라. 이상하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그러면서 "본회 입장에선 기부금을 독려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하겠지만 그동안의 세무사신문을 보면 누가 봐도 단순 독려가 아닌 견제 차원의 내용이 많이 실렸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세무사는 "기부금을 통해 어려운 이웃도 돕고 세무사들의 위상도 높이자는 의도에 반대하는 세무사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납부율이 좀 떨어진다고 마치 '자 여기 보십시오. 이 사람이 협조를 안 해서 결과가 이렇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볼썽사납다"고 힐난했다.
공식적인 세무사회 공익재단 기부금 모집은 이렇게 끝났지만 세무사회는 후원회원 모집과 더불어 앞으로도 계속 회원들의 기부금을 납부 받을 예정이다.
세무사회가 우여곡절 끝에 모아진 기부금을 통해 주변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에 따듯한 불을 지필 수 있을 지, 회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