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가입 시 금융회사 직원이 아닌 독립자문업자로부터 투자자문을 받을 수 있는 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or) 제도가 올해 하반기 본격 도입된다.
IFA는 영국의 제도를 벤치마크한 것으로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펀드 IFA를 도입키로 했다.
IFA 도입을 앞두고 국내 금융투자회사도 이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증권은 에이블(Able)펀드마켓을 열어 1대1 채팅과 전화 상담을 하고 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S캐치펀드를 통해 인기 펀드에 가입하면 선취 수수료를 받지 않고, 키움증권은 최적 가격 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29일 자본시장연구원은 'IFA의 국내 도입 현황 및 영향'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고 향후 IFA 제도가 바람직하게 발전해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박신애 선임연구원은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현재의 자산관리 서비스는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금융 상품 자문업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4월 출범한 펀드슈퍼마켓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해 여러 회사의 펀드를 비교 후 가입할 수 있다.
박 선임연구원은 "펀드슈퍼마켓과 IFA의 기능이 결합돼 투자자 선택의 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IFA가 활성화된 영국의 경우 펀드뿐 아니라 생명보험, 퇴직연금 등 다양한 금융 상품 시장에서 IFA가 높은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펀드 시장에서 IFA의 판매 비중은 55.6%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으며 기관, 보험사, 재간접 펀드 순이다. IFA의 시장점유율도 생명보험 연금 시장에서 75.4%로 매우 높고, 개인 퇴직연금 시장과 그룹 퇴직연금 시장에서 각각 89.1%, 76.3%의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국내 펀드 시장은 증권사를 통한 판매 비중이 65.6%로 가장 높다. 은행과 보험사의 경우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 판매 비중이 50%에 육박, 은행은 47.4%, 보험 45.9%를 차지한다.
은행과 보험사가 펀드를 판매하면서 계열사 상품을 밀어주는 관행이 투자자 선택의 자율을 저해하고 수익률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정부는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5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박 선임연구원은 "영국의 IFA는 투자 상품의 매수, 매도, 인수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IFA는 투자 상품에 대한 자문뿐 아니라 은퇴, 상속 등 다양한 분야의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도 도입에 앞서 여러가지 시행착오도 예상된다.
IFA는 일정한 자격을 갖춰야 하며 금융 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한다. 영국의 경우 자기자본 요건을 2만 파운드(약 3479만원)로 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내 IFA의 자기자본 액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2년 기준 영국에는 약 2만8000개의 IFA가 영업하고 있으나 실제 수수료를 지급 받는 데 있어서도 어려움이 적지 않다. 영국에서는 자문 수수료를 상품 공급자가 아닌 금융 소비자로부터 받도록 제도를 개정했다.
양중식 펀드온라인코리아 이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영국과 같은 나라들도 투자자 스스로 자문료를 내게 할 경우 자문업자의 수익 면에서 우려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자문 수수료 비용이 익숙하지 않은 국내의 투자 환경을 고려할 때 IFA 도입 시 적절한 수수료 방안과 관련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