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뜻 받아들이겠다…'저녁이 있는 삶' 지키지 못해 송구"
7·30 재·보궐 경기 수원 병(팔달) 선거에서 패배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이 31일 21년의 정치인생을 뒤로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손 고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인은 선거로 말해야한다는 게 저의 오랜 신념"이라며 "저는 이번 7.30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저 자신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이 민주당을 비롯한 한국정치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여망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은퇴의 변을 설명했다.
손 고문은 "1993년 정치에 입문한 이래 분에 넘치는 사랑과 기대를 받았다.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하여 시베리아 땅으로 나선 이래 민주당과 함께 한 저의 정치역정은 순탄치는 않았지만 보람 있는 여정이었다"며 "민주당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저의 사랑을 다시 고백한다"고 새정치연합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정치인은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는 게 제 평소 생각이다.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 또한 저의 생활 철학"이라며 "지금은 제가 물러나는 게 순리라고 생각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책임정치의 자세에서도 그렇고, 민주당과 한국정치의 변화와 혁신의 차원에서도 그렇다"며 "국민 여러분께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린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떳떳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누리는 세상, 모두 함께 일하고 일한만큼 모두가 소외받지 않고 나누는 세상.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려 했던 저의 꿈을 이제 접는다"며 "능력도 안 되면서 짊어지고 가려했던 모든 짐들을 이제 내려놓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정치생활에서 얻은 보람을 간직하고 아쉬움은 뒤로 하고 떠나려고 한다"며 "이제 시민의 한사람으로 돌아가 성실하게 살아가겠다. 저녁이 있는 삶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고 노력하는 국민의 한사람이 되겠다.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손 고문은 선거 패배 원인에 대해 "이번 선거에서 제가 내건 표어처럼 '문제는 정치다. 민생에 답하라'. 정치를 잘못해 민생이 어렵다"며 "민생을 살리기 위해 정치를 세우는데 미흡했고 그 가운데 제가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원 팔달의 패배는 제 자신의 패배이지만 국민들이 전체적으로 정치에 대한 깊은 불신,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기대와 실망, 이런 것들이 충분치 못했다”며 “새정치연합부터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혁신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군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저의 정계은퇴를 계기로 해서 우리 당원들과 의원들이 새로운 각오로 혁신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새누리당을 향해서는 "국민을 어렵게 알고 두려워 할 줄 아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 고문은 향후 일정에 대해 거듭 "자유로운 시민이 무슨 일정이 있겠느냐"며 구체적 진로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