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한 달 동안 국세청이 진행한 해외금융계좌 신고 결과 개인 1인당 70억원, 법인 1개당 560억원을 신고하는 등 해외금융계좌 신고 금액이 전년 대비 1조5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 금액은 물론, 신고인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박석현 국세청 국제세원관리담당관은 5일 "올해 해외금융계좌 신고 결과 774명, 계좌수 7905개 등 총 24조3000억원을 신고해 전년 대비 신고인원은 96명(14.29%), 신고금액은 1조5000억원(6.4%)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 밝혔다.
신고현황을 살펴보면 개인의 경우 389명이 1574개 계좌, 2조7000억원을 신고해 신고 인원수가 300명, 금액은 2조5000억원이었던 지난해보다 인원수는 25.5%, 금액은 8.4%가 증가했다.
법인은 총 385개 법인이 6331개 계좌, 21조6000억원을 신고했으며 전년대비 인원수 4.6%, 금액은 6.1% 늘어났다.
신고실적이 증가한 이유와 관련해 박 담당관은 "지난해의 경우 신고대상 자산이 현금과 상장주식이었던데 비해 올해는 현금과 주식, 채권, 펀드, 보험 등 해외계좌에 보유한 모든 자산으로 확대되면서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국세청의 지속적인 제도 홍보와 엄정한 역외탈세 조사, 해외금융계좌납세협력법(FATCA) 시행도 신고대상 증가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박 담당관은 덧붙쳤다
개인 1인당 평균 신고금액은 70억원, 법인 1개당 평균 신고금액은 560억원으로 나타났다.
금액대별로 살펴보면 개인은 신고금액 20억원 이하가 41.4%로 가장 많았고 50억원 초과자는 28.9%로 50억원 초과 신고자의 비율이 전년보다 25.1% 증가했다. 20억~50억원 신고자는 29.8%였다.
법인은 50억원 초과가 49.6%로 가장 많았고 20억원 이하는 25.7%, 20억~50억원 사이는 24.7%의 분포르 보였다.
계좌유형별 신고금액을 보면 전체 신고금액 중 예·적금 계좌의 금액비중은 53.9%로 주식계좌의 금액은 31.5%를 차지했으며 올해부터 신고대상에 포함되는 채권과 파생상품, 보험, 펀드 등 금융계좌 신고금액은 13.1%를 차지했다.
국가별로 보면 올해는 총 131개 국가의 계좌가 신고됐다. 2011년 115개, 2012년 118개, 2013년 123개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개인의 경우 인원수 기준으로 미국과 홍콩 싱가포르 순으로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법인의 경우 중국, 아랍에미리트, 베트남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법인의 경우 금액 기준으로는 미국, 일본, 홍콩 순으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조세피난처 50개국에서 신고한 계좌를 보면 올해는 17개 국가에서 총 924개 계좌가 신고됐으며 신고금액은 3조원이었다.
국세청은 올해 신고실적이 크게 증가한 만큼 미신고자에 대한 엄정한 사후검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자체수집정보 등을 바탕으로 선발한 미신고 혐의자 50명에 대해 이번 달 1차 기획점검에 착수할 예정이며 올해 중 2차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 미신고자 신고포상금 한도가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상향되면서 관련 제보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제보내용을 미신고 혐의자를 추출하는데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형사처벌도 가능하도록 돼 있어 미신고 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할 경우 혐의자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지난해 국세청은 해외금융계좌 미신고자 점검 및 조사를 통해 미신고 163건을 적발해 세금 추징과 함께 총 295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국세청 조사결과 A는 거래처와 공모해 받은 리베이트를 조세피난처 법인 명의의 차명 해외계좌로 수취하고 해외계좌를 미신고 했으며 B는 페이퍼컴퍼니가 용역을 제공한 것처럼 위장해 수령한 대금을 컴퍼니 명의의 차명 해외계좌에 은닉해 미신고한 사례도 있었다.
박 담당관은 "신고기간 이후에도 자진신고한 자는 과태료를 적극적으로 감면하는 등 미신고 적발자와 차별해 관리할 계획"이라며 "적발된 자에 대해선 엄중 조치하는 한편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