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 10억원 초과 시 적용
공적업무 지원보다 '과세형평' 우선
지역농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조합법인의 법인세율이 일반기업 수준으로 상향된다. 그동안 당기순이익 규모와 상관없이 9%의 단일세율을 적용받던 특혜를 내려놓게 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6일 '2014년 세법개정안' 발표를 통해 내년 1월1일부터 개시하는 사업연도 분부터 단위조합법인에 대한 과세혜택을 합리화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농협, 수협, 산림조합, 신협, 새마을금고, 중소기업협동조합, 엽연초생산협동조합,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8개 조합.
현행법 체계에서 이들 조합법인들은 기업회계 상 당기순이익에 일부 세무조정 후 9%의 세율을 적용해 법인세를 납부해왔다.
세금경감 및 기장편의를 제공, 영세 조합법인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 도입당시의 목적.
올해 말까지가 일몰기한이었던 관련 법안은 지난 5월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이 '2년 연장'을 주장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반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달 '2014년 일몰 도래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 방안'을 통해 이 같은 특혜가 시장의 공정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조합원들의 복리 증진 등 '공적 업무수행 지원'과 '과세형평'이라는 두 이념이 충돌한 것이다.
전병목 조세연구원 실장은 보고서를 통해 "단일세율 9%는 법인세 최저한세율 보다도 낮은 데 반해 그 지원 타당성이 비영리법인, 소규모 법인 등에 비해 얼마나 높은지에 대한 검토는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이는 곧 정부의 정책기조로 채택됐다.
결국 기재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는 조합법인에 대한 과세특례가 당기순이익 10억원 이하면 현행을 유지하되, 이를 초과하면 17%의 법인세를 납부하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박근혜 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5조6827억원의 비과세 및 조세감면 정비 계획을 내세운 점을 감안하면 특혜성 제도를 없애 '과세형평'도 도모하고 더불어 추가적인 세수효과까지 얻겠다는 기재부의 노림수가 포함된 정책기조로 풀이된다.
한편 당기순이익 2억원 초과 200억 이하를 거둔 일반법인들이 20%의 법인세(2000만원 누진공제)를 납부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조합법인들도 일반 기업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세금을 납부하게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더불어 국내 5000여개 조합법인의 세부담이 높아지면서 지역단위 조합 등에 출자하는 수십만명의 배당소득도 줄어들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세정상화를 통해 중소기업 등 일반법인과의 형평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정 규모이상 조합법인의 경우 일반 법인세율을 적용받는 중소기업 등 일반법인의 세부담 수준을 감안해 적용세율 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