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천공항 FTZ(자유무역지대)의 과세 여건을 손질하기로 했다.
이에 글로벌 기업이 국내 물품을 구입해 FTZ내 배송센터에 반입·보관할 경우, 해당 물품에 대해서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인천공항 FTZ의 과세 여건이 경쟁국 대비 불리하고, 인천공항 항공물동량 축소 등 전반적인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보건·의료 ▲관광·콘텐츠 ▲교육 ▲금융 ▲물류 ▲소프트웨어 등 유망 서비스분야에서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정책 추진동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해외환자 유치를 늘리고, 금융업 부가가치 비중을 높이는 등 분야별 핵심 성과목표를 제시했다.
정부는 1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확정·발표했다.
□ 물류산업 매출 135조 목표…과세여건 '뚝딱' = 정부는 물류 서비스 분야 육성을 통해 물류산업 매출이 지난해 92조원에서 오는 2017까지 135조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우선 인천공항 FTZ의 과세여건이 개선하기로 했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FTZ 내에서 사용·소비 목적으로 반입 신고한 물품에 대해서만 수출한 것으로 보고 부가세 영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기업이 국내 물품을 구매해 보관목적으로 반입 신고한 물품에 대해서는 영세율이 적용되지 않는 등 세제상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인천공항의 항공물동량도 2010년 이후 지속 감소 중이며, 지난해에는 처리 순위도 하락해 투자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부는 비거주자 또는 해외법인이 국내사업자로부터 구매해 FTZ내 글로벌 배송센터로 반입하는 물품에 대해 부가세 영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글로벌 배송센터 1개당 연간 물동량 최대 200톤, 매출 360억원 증가를 내다보고 있는 상태다.
또 중소 화주기업의 3자 물류비용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3%에서 5%로 확대한다. 여기에 자가·2자물류 화주기업에 대한 3자물류 전환 컨설팅 지원을 강화한다. 3자물류란 화주기업(고객기업)에 배송·보관·유통가공 등 두 가지 이상 물류기능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물류서비스를 말한다.
정부 관계자는 "3자 물류로의 전환 촉진을 위한 세제지원 효과가 미흡했다"며 "세제지원 강화 등을 통해 화주기업의 물류비 절감을 도모하고, 물류기업의 전문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고 밝혔다.
통관취급법인 직접운송 요건도 손질했다.
지금까지 고시로 허용하던 직접운송 예외사유 인정범위가 제한됨에 따라 통관취급법인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통관취급법인에 대한 직접운송의 예외사유를 확대했다. 가령 장비·시설 등이 일시적으로 부족해 직접운송이 어려운 경우다.
택배산업도 지원한다. 택배차량을 1만2000대 증차하고, 서비스평가 등을 통해 택배산업의 서비스 품질향상을 유도하기로 했다.
화물차의 하이패스 이용을 허용한다. 4.5톤 이상 화물차는 과적단속 등으로 하이패스 이용이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주행 중 과석단속이 가능한 차로에 하이패스를 설치됨에 따라, 화물차 통행시간 및 물류비용이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 "해외 관광객 2000만명 시대 열겠다" = 특히 관광·콘텐츠 분야에 정책역량을 집중해 오는 2017년까지 해외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방향성을 설정했다. 기본적으로 한류 확산을 위한 관광 인프라 확충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 친화적 관광환경 조성에 힘쓰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전용 케이블 TV 채널을 신설할 계획이다. 여기에 재외공관 방문 없이 단체관광객 비자를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전자비자 제도를 시행하고, 관광품질을 높이기 위해 중국인 여행객 대상 여행자보험을 개발해 제공하기로 했다.
또 한국관광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촉진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시스템을 늘리는 등 다시 찾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종합대책을 하반기에 마련한다.
정부는 복합리조트 인프라 지원, 인허가절차 단축 등 프로젝트별 애로사항을 원스톱으로 해소해 글로벌 수준의 복합리조트 조성에도 힘쓰기로 했다.
국제테마파크 유치에도 정책역량이 집중된다.
현재 수자원공사의 송산그린시티(경기도 화성) 부지 국제테마파크 유치사업이 부동산 경기침체, 외자유치의 어려움 등으로 장기간 답보상태다. 이에 공모방식 도입 등 제도개선과 과감한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해 테마파크 유치를 재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지관광 특구제도'도 도입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자연경관을 활용한 휴양형 호텔 등의 조성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일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스위스, 미국 등과 같이 유명 산악호텔 건립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설악산, 남산 등 유명 산지에 친환경 케이블카를 설치한다.
□ 의료·교육 서비스 산업, 해외로 눈 돌렸다 = 특히 정부가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목적 자법인을 허용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일부 병원이 관심을 가지고 추진 중에 있는 상태다.
정부는 이에 자법인을 통한 메디텔 등록 시 모법인의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인정, 메디텔과 의료기관 간 시설분리 완화 등 자법인 설립을 위한 개별 프로젝트별 애로를 맞춤형으로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는 메디텔업 등록을 위해 외국인환자 유치실적이 필요하나, 신설 자법인은 유치실적이 없어 설립이 불가했다.
또 제주도와 경제구역에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설립을 지원한다. 제도적으로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설립이 가능하나, 아직까지 유치사례가 전무한 상태다.
아울러 오는 2017년까지 해외환자 50만명(지난해 21만명)을 유치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제의료특별법(가칭)을 제정, 해외환자 유치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국가별 중점 분야에 대한 맞춤형 진료정보를 제공한다. 국제진료비 정보제공을 현행 영어에서 중국어·러시아 등으로 확대한다. 또 해외환자 급증 지역을 중심으로 비자완화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해외환자 유치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 간 환자 송출계약, 해외의료진유무상연수 등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교육 서비스분야에서는 해외 유학생 유치에 확대에 중점을 둔다. 그동안 엄격한 사증 발급절차 등으로 유학생 유치에 제약이 있었다. 앞으로는 유학생 관리 능력을 갖춘 우수 민간 교육·훈련기관에서 해외유학생용 사증을 발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여기에 패션, 호텔경영, 음악 등 특화 분야별로 세계적 수준의 외국교육기관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 금융업 부가가치 비중 6.7→8.0% 높인다 = 정부는 하반기 금융지원확대, 중소·중견기업 성장단계별 맞춤형 금융지원 강화, 유망기업의 성장활성화 기반 마련 등을 통해 금융업 부가가치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지난 2012년 6.7%였던 금융업 부가가치 비중을 오는 2017년까지 8%대로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향후 3년간 3조원 규모의 유망서비스산업 지원 펀드를 조성해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 상장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해 연 60~70개 수준의 유망기업 신규 상장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퇴직연금 규제도 완화했다. 종전까지 원리금보장형(92.6%)·단기상품(81.9%) 위주의 자산 운용으로, 안정적인 근로자의 연금자산 증식에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가입 확대, 수익률 계산, 연금화 유도 등의 내용이 담긴 종합대책을 오는 9월 발표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과세체계도 개편했다. 퇴직연금 세액공제 한도를 300만원 추가 확대하고,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세부담을 일시금 수령시에 비해 30% 경감되도록 설계했다.
이 밖에 무제한인터넷주소(IPv6) 장비를 도입한 기업에게 세금감면 혜택을 준다.
정부는 기업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장비 교체, SW 업데이트 등 투자비 부담, 시스템 개발·운용 인력 부족 등으로 IPv6 도입이 저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현재의 IPv4 체제로는 IP주소를 필요로 하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신산업 창출에 장애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대부분의 기업이 올해 말까지 IPv6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소득세 및 법인세 감면(중소기업 7%, 대기업 3%)기간을 3년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