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년 초 도입 목표로 추진
"작전 세력의 '자석효과' 반감될 것"
정부가 현재 15%로 설정돼 있는 주식시장 가격제한폭(상·하한가)을 최대 30%로 늘릴 방침이다.
이른바 '작전세력'이 현행제도를 악용해 시세조종을 할 수 있는 여력을 제한함과 동시에 주식시장의 가격 왜곡현상을 막기 위함이다.
12일 금융위원회는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현철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증시의 가격제한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시장의 가격 발견기능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다만 선진국형 변동성 완화장치를 도입해 과도한 가격변동을 제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들은 상·하한가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예상체결가격이 급격히 변하거나 일정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2분에서 10분가량 거래체결을 정지시키는 '변동성 완화장치'로 가격안정을 유도한다.
반면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가격제한폭 제도는 작전세력들의 '자석효과' 이용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자석효과란 투자자가 시세에 대해 확실한 예측을 하지 않고 시장 전체의 인기나 다른 투자자의 움직임에 편승해 매매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작전세력이 시세조종을 통해 특정종목을 상한가(15%)까지만 이끌면 이를 감지한 일반 투자자들이 추격매수에 나서고, 결국은 '개미'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것.
따라서 가격제한폭을 늘려 상한가 유도를 쉽사리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금융위의 구상이다.
이와 더불어 금융위는 주식의 본질적인 가격발견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현철 국장은 "주식은 회사의 오늘의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제도 상에서는 상·하한 폭이 작아 어제의 가치가 반영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주식의 진정한 가격발견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내년 초부터 개정된 제도를 시행할 구상이지만 일정상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와 일반 증권사의 전산 시스템을 모두 바꿔야 한다"면서 "내년 1월 1일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거래소로부터 이때까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못 받은 상태"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