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1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2.25%로 0.25%포인트를 전격 인하했다.
15개월만에 기준금리 2.25%로 0.25%포인트 낮춰
정책공조 택하며 통화정책 기조 바꾼 것은 부담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기준금리를 연 2.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지루하게 이어지던 금리 동결행진이 15개월만에 인하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최근 정부의 최경환 경제팀이 경기부양을 위해 41조원에 달하는 추가적인 재정 편성을 추진하고, 기업 현금 유보금에 대한 과세, 소득공제 연장 및 확대 등 강력한 경제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한은도 침체돼 있는 국내 경기 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해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작년 5월 박근혜 정부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이후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로 화답한 것과 꼭 빼닮아 있다.
당시 한은은 4월경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한템포 늦춰 5월이 되어서 기준금리를 인하해 정책 실기(失期)에 대한 비판을 받았었다.
최근 시장의 분위기는 기준금리 인하에 올인하는 분위기였다.
우선 상당수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에서 잇따라 수정된 전망을 내놓았다.
HSBC와 크레딧 스위스 등은 최근 한은의 금리인하 시그널이 강화됐다고 분석하면서, 당초의 8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인하로 변경했다. 또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노무라가 8월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지난 7월 크레디트 스위스, HSBC, JP모건 등은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큰 상황을 감안해 한은에서 거시경제지표가 추가 악화된 뒤에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국내 채권 전문가들의 상당수도 금리인하로 방향을 틀었다.
12일 금융투자협회는 국내외 채권 전문가 1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1.7%가 이달 기준금리(현재 연 2.50%)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밝혔다.
채권전문가들은 지난 6월 금리동결 가능성을 100% 확신했고 지난달에는 응답자의 94.6%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으나 불과 몇달만에 상당수 인원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장고 끝에 결정한 것은 세월호 참사 이후 경제 주체들의 심리 위축이 장기화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금리 동결을 주장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경기 하방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이주열 총재 역시 7월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하방리스크'를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그동안 이 총재가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 인하보다는 인상 쪽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하다가 새 경제내각 출범 후 기준금리 인하로 선회하며 코드를 맞춘 부분은 향후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