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교부세' 비효율 배분…"정치적 영향 때문"

광역지자체장 재선 여부, 특별교부세 배분 영향

특별교부세가 정치적 영향력에 의해 비효율적으로 배분·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사용내역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26일 '지역구 선심성 예산배분의 경제적 비합리석 : 특별교부세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특별교부세는 지방자치단체 간 세원 규모 차이에 따른 재정력 격차 조정을 위한 지방교부세의 일종으로, 재정수입의 감소가 있거나 자치단체의 청사나 공공복지시설 신설·복구 등으로 특별한 재정수요가 있을 때에 중앙정부로부터 교부되는 이전재원이다.

우선 보고서는 특별교부세가 정치적 수요에 의해 배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특별교부세 운영의 본래 취지를 벗어나 특정 지역구에 선심성 예산으로 배분돼, 자원배분을 왜곡시키고 비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광역지자체장의 재선 여부가 특별교부세 배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경연이 지난 2005~2012년까지의 특별교부세 배분과 광역지자체장의 재선 여부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광역자체장의 재선 여부가 특별교부세 배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서 통계적 유의성이 높고 양(+)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선(이상)인 경우 초선인 광역지자체장에 비해 약 12% 정도 특별교부세를 더 교부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선 시 재량적 권한과 대외적 인지도를 활용해 더 많은 특별교부세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특히 특별교부세 배분에 대한 지역 간 격차가 지자체장의 소속 정당과도 관련이 있었다.

한경연이 2000~2012년까지의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5개(제주도, 세종시 제외) 광역시도별 일인당 특별교부세 평균은 네 곳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해당 지자체장이 여당 소속일 때 더 많은 특별교부세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특별교부세 배분이 각 지자체의 인구학적 특성뿐만 아니라 재정여건, 지역발전 수준 등 경제적 요인들과의 상관성이 적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2005~2012년까지 전국 240여개 지자체의 특별교부세와 재정자립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본 결과, 전체 분석기간에 걸쳐 최대 20% 남짓의 상관도가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지방곳간에서 차지하는 특별교부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자체 총 재정규모 대비 특별교부세의 비중은 2009년 0.59%에서 2013년 0.74%로 0.15%p 증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허원재 한경연 연구위원은 "특별교부세가 정치적 인센티브와 영향력에 의해 배분되게 되면 지역 간 발전에 왜곡되게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이 개혁이 필요하다"며 "특별교부세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가동해 중앙정부의 자의적 재량권을 견제·축소시키고, 특별교부세 배분 및 사용 내역을 국회의원 요청 시에만 제한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등 배분 방식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선 한경연 부연구위원 역시 "지나친 선심성 공약경쟁은 특별교부세 배분을 왜곡시키는 단초를 제공하므로, 비효율적이고 왜곡된 지역발전을 개선하기 위해 포퓰리즘적 공약경쟁은 지양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