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국정감사장' = 26일 오전 예정됐던 국세청 국정감사가 무산됐다. 국세청이 국정감사 수감을 위해 마련한 서울 수송동 국세청사 5층 국정감사장이 텅 비어 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국정감사 준비 때문에 휴가도 제대로 못갔는데 허탈하다".
"분리국감 이야기를 꺼내지를 말던지, 이것이 대한민국 정치권의 현 주소다".
26일 예정된 국정감사가 전면 취소된 가운데 국세청 곳곳에서 정치권을 원망하는(?) 불평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휴가도 잊은 채 국세청장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국정감사 수감준비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던 국세공무원들은 국정감사가 취소됐다는 소식에 허탈감과 함께 불만을 표출했다.
세월호특별법 문제로 대치 중인 정치권은 전날인 25일 오후가 지나도록 국정감사 실시에 대한 확정적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일주일전부터 국정감사 연기론이 대두되면서 '설마' 하는 마음에 속을 태우던 국세공무원들의 날 선 신경은 25일 절정으로 치달았고 이날 늦은 오후 국정감사 취소가 확정되자 장탄식을 쏟아냈다.
국세청은 26일 오전 청사 엘리베이터 옆에 부착한 국정감사장 안내문 등을 모두 떼어냈다. 국정감사장 마련을 위해 더위와 싸우며 옮긴 집기들도 원위치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
'불평'이 안 나온다면 사람이 아닌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내일(27일)로 예정되어 있던 서울과 중부국세청 국정감사도 취소되면서 국정감사 수감장인 중부국세청사도 도로 원위치 작업에 착수했다. 결코 적지 않은 비용(예산)을 들여 필요한 집기를 구매하는 등 요란을 떤 것은 모두 허사가 됐다.
같은 일을 한 달여 뒤에 또 해야 한다는 것이 더 짜증난다는 것이 국세공무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국세공무원은 "대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세월호특별법 문제도 중요하지만, 국가기관을 상대로 정치권이 이런 식의 행태를 보이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세공무원은 "국정감사 때문에 사무관 승진 역량평가 일정도 연기되면서 가뜩이나 심사가 불편했는데 정작 국정감사가 취소되니 화가 난다. 그 동안 대체 뭘 했는지 허탈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