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산업발전법·크루즈육성법 등 야 "가짜 민생" 강력 반대
올해 정기국회가 1일 개회했지만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여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국회 일정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여당이 촉구하는 경제활성화 법안들도 대부분 여야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세월호 특별법이 전격적으로 합의된다 해도 험로가 예상된다.
여야 모두 '추석 전' 세월호 특별법 합의 타결을 마지노선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새누리당이 여전히 양보보다는 설득에 무게를 두고 유가족이 동의하는 안을 거부하고 있어 추석 이후로 미러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월호 특별법이 추석 이후로 미뤄질 경우 9월말에서 10월 중순에 열릴 국정감사와 11월 예정된 내년도 예산안 심의 등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정부여당이 '민생경제 위기'를 강조하며 조속한 처리를 압박하는 민생ㆍ경제 관련 법안들에 대해 야당이 "가짜 민생"이라고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충돌은 불가피하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강하게 촉구했던 경제활성화를 위한 30개 우선처리 법안 중 서비스산업 발전법과 의료법, 관광진흥법, 크루즈 산업 육성법, 부동산 시장 활성화 관련법 등은 야당에서 민생을 위한 법안이 아니라고 분명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서비스산업 발전법은 의료법인 자회사의 영리법인을 허용하는 것으로 새정치연합은 이를 의료영리화 정책 추진의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의료영리화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의사와 환자 간 원격 진료와 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활동을 허용하는 '의료법'에 대해서도 특정 생명보험사에 대한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민간보험 특혜법'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이 두 법안들에 대해 "의료 공공성을 파괴하는 법"이라고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크루즈산업 육성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대해서도 선상 카지노를 허용하는 내용 때문에 야당은 ‘선상카지노 조장법’이라고 규정하고 “카지노 도박 양산하자는 게 민생이냐”며 법안 저지를 천명했다.
이와 함께 주택분양가 상한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주택법 개정안’과 재건축부담금 부과를 폐지하는 내용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법’, 재건축시 소유 주택 수만큼 신규주택 공급을 허용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등에 대해서도 ‘개발이익 환수포기법’ '1가구1주택원칙 폐기법'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또한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인 LTV·DTI(주택담보인정비율·총부채상환비율) 완화와 관련해서도 "가계부채 확장정책"이라고 비난해 확장적인 재정정책 기조에 맞춘 내년도 예산과 세법 심사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법사위에 계류 중인 40여개 법안의 경우 여야 논의가 더 필요한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조속한 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민생법안 중 하나인 특수고용직의 산업재해 보험 적용을 규정한 '산재보상보호법 개정안'이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지만 이 법안은 여야 이견보다 여당 내 이견이 거세 당내 조율이 더 시급한 사안이다.
새정치연합 정책위 관계자는 1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여당이 세월호 특별법과 분리처리하자면서 세월호법이 민생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하는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세월호법이 최우선 민생법안이라는 것"이라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다룬 법이 어떻게 민생과 관련이 없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압박하는 경제활성화 법안들에 대해 "이미 작년부터 추진하려고 했던 법안들"이라며 "1년이 넘게 지났음에도 정부나 여당에서 단 한 번도 법안에 대해 야당을 설득한 적이 없다. 그렇게 민생이 시급하다면 야당과 국민들을 설득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