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원자재값 하락한 이익으로 성과급 잔치 '눈총'

반기 영업이익 최고치 경신… 제품가 인하 대신 특별상여 지급

식품업계의 명가 대상이 환율하락과 국제 원자재 시세 하락에 따른 마진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급증하자 원자재 시세 인상으로 올렸던 제품가격을 인하하는 대신 임직원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상은 지난 60여 년간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해온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외면하고 제 식구 챙기기에 우선했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시에는 제품가격을 즉각 인상하고 원재료가 하락시엔  제품가격 인하에 인색한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상은 올 상반기 영업실적은 원화가치 상승과 주요 원재료의 국제 시세 하락에 힘입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의 반기 영업이익은 지난 6월 전 임직원에게 지급한 약 55억원 규모의 특별상여금과 청정원 BI 변경에 따른 광고선전비 증가 등을 감안하면 700억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수익성이 급격하게 호전된 배경에는 옥수수, 원당, 당밀 등 주요 수입원재료 가격의 급락과 원화가치 상승이 겹쳐 제조원가가 크게 낮아진데 기인한다.

■ 수입 옥수수 –24%, 고추 –52.8%, 원당 등 주요 원재료가 급락

대상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밀, 원당, 고추, 옥수수, 로부스타원두 등 5가지 주요 수입 원재료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상반기 수입고추와 옥수수의 경우 수입원재료 가격평균을 보면 지난 2012년과 비교해 각각 52.8%와 24.7%나 급락했다. 원당의 경우도 23.5% 커피원두의 경우도 7.4%하락했고 같은 기간 유일하게 당밀만이 약 6.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2012년 이후 매출원가율과 판관비율을 분석해 보면 같은 기간 원재료 가격하락으로 인해 매출원가율이 매년 낮아지고 있음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올 상반기의 경우 판매관리비로 지출한 금액이 1883.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788.2억원대비 약 95.6억원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급여 54.8억원, 광고선전비 27.6억원, 판촉비 17.8억원 등을 늘리는데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써 원재료비 하락에 따른 제품가격 인하 분을 임직원 인건비나 광고선전비, 판촉비 등 경영활동비로 사용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을 회사 이익으로 전이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 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 관계자는 “6월 특별상여 지급은 지난 3년간 비상경영체제하에서 고생한 임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2016년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설정한 경영목표 달성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 2013년 이후 제품가격 인하를 하지 않은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최근 음식료 업체들이 수입원재료가 하락 등 원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 인하를 회피하며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이 같은 업체들의 몰염치한 행태를 시정키 위해 이제 소비자들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는 견해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