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민생법안 분리처리 비상 시나리오 준비", 야 "의회주의 정신 말살"
여야는 17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전날(16일)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직권 결정한 것과 관련해 각각 "고뇌에 찬 결단", "가장 나쁜 국회의장" 등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회를 해산하라는 말까지 나올 만큼 국민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5개월 이상 계속된 입법기능 실종사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국회 정상화 가동을 위해 국감과 예산안처리에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 야당의 참여를 호소하겠다"며 "(하지만) 야당이 민생경제 법안 분리처리를 계속 거부할 것에 대비해 비상 시나리오를 마련해 법안처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완구 원내대표 역시 "그동안 야당을 존중해서 단독 국회 운영을 하지 않았지만 국민과 나라 위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정치는 대화이기 때문에 야당과 부단한 대화의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은 정 의장의 정기국회 의사일정 단독 결정에 대해 맹비난을 가하며 단독 국회 참여 불가 입장을 밝혔다.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평소 의회주의자로 신망 받던 정의화 의장마저 일방적 의사일정을 결정했다"며 "의회 역사상 이런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의회주의 정신을 말살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힐난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정 의장을 향해 "여야 합의 없는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단독 강행한다면 지금까지 그 어떤 직권상정보다 나쁜 직권상정으로 기록되고 의장은 헌정사에서 가장 나쁜 직권상정 선례를 남긴 가장 나쁜 국회의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부대표는 "새정치연합은 의장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의사일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기국회를 파행시키고 국회 운영을 파국으로 치닫게 하는 독단적 의사일정을 당장 철회하고 여야 합의에 의한 의사일정을 통해서 국회를 정상화시킬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역시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표출되는 국민의 분노는 전대미문의 참사를 겪어도 5개월이 지나도록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지 못한 정치권의 무능과 강력한 항의가 함의된 것"이라며 "국회 일정을 강행하는 것은 민심을 호도하는 것으로 정당화 될 수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심 원내대표는 "정치 난국을 풀고 정치 정상화를 하는 것은 세월호 특별법을 조속히 타결짓는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이 내홍에 있다 해도 새누리당이 책임져야하고 새누리당만이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2차합의안을 가이드라인 제시한 것은 유가족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새누리당의 발목을 잡는 것"이라며 "야당의 내홍에 편승해 국회를 공격하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를 능멸하는 처사다. 세월호 특별법 무력화 의지를 보일수록 더 큰 파국을 부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