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본사가 있는 서울 을지로의 센터원빌딩.
자기자본 상위 회사들, 두 달째 세무조사
추징금 '100억원' 초과 시 불복 제기 우려
박근혜 정부 초기 고강도 세무조사 불만 의견도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장기 불황에 빠진 가운데 초대형 세무조사라는 난관을 맞고 있다.
비록 정기 세무조사이지만 박근혜 정부의 세수 증대 정책이 기업들을 압박하면서 적지 않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기자본 상위의 대형 증권사들이 한꺼번에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KDB대우증권, 삼성증권이다. 일부는 종료를 앞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6일 약 3개월 일정의 세무조사가 착수됐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지난 2010년 이후 4년 만에 받는 정기 세무조사이며 지난번에도 3개월의 일정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세무조사에 대한 일정은 규정상 외부에 알릴 수 없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7월부터 시작했고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조금 힘든 상황이다. 피감 기관인 만큼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삼성증권과 KDB대우증권도 앞서 약 2개월 일정의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교보증권, KTB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동부증권, SK증권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한차례 세무조사를 받았다.
현대증권, 하이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는 세무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해 1098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고 증권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어두운 점을 고려할 때 세금 추징액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 따른 기저 효과로 실적이 나아졌으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실적이 악화된 곳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정부의 정책 변화로 인한 그룹의 지배 구조가 불안해지며 주가가 급락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2분기 실적 중 당기순이익은 454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와 비교할 때 0.2%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58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9.2% 증가했다. 대우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519억원으로 같은 기간 12.7% 증가했다.
반면 대신증권은 10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경영난에 따른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하며 당기순손실이 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도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퇴직금 정산이 발생해 적자 전환했다. 영업 손실은 35억원, 당기순이익은 96% 줄어든 18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대형 증권사들이 계열사 불법 지원에 따른 부당이득에 대해 세금 환수 조치를 받은 만큼 당기순이익 규모에 관계없이 추징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한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는 "일반적인 경우 추징금이 100억원을 초과하면 세금 폭탄을 맞았다고 본다. 수십억원 정도는 불복을 제기하지 않고 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에서 낸 추징금이 100억원 미만이라고 밝혔다.
또 박근혜 정부 초기에는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보다 강도 높게 이뤄진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른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는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기업이 타깃이 되는 일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