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증가세 '유지'…은행 의존성 '여전'
바젤Ⅲ 도입 후 자본항목 변동에 주목해야
국내 은행지주회사들의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안정성은 하락했다.
은행지주회사란 1개 이상의 은행을 직접 소유하거나 경영권을 관장하고 있는 주주회사를 뜻한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11개 은행지주회사들의 연결당기순이익은 4조 94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조 5998억원(110.7%) 증가했다.
재무제표 항목별로는 외환·파생상품 평가·처분 손익이 2조7000억원 늘어난 것과 유가증권 평가·처분 손익이 7000억원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이 밖에 대손상각비가 7000억원 감소한 것은 손익 증가에 한 몫 했지만 이자이익은 5000억원, 수수료손익은 4000억원씩 감소했다.
순익 증가와 더불어 덩치도 커졌다.
지난 6월말 기준 은행지주회사들의 연결총자산은 1935억7000억원으로 전년말보다 31조5000억원(1.7%)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확대 등으로 대출채권이 42조5000억원이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회사의 안정성이 떨어진 부분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6월말 기준 은행지주회사의 BIS기준 총자본비율은 13.86%로 반년 새 0.08%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대해 이재용 금감원 금융지주회사감독팀장은 "부적격자본증권의 자본미인정금액 증가 및 일부 은행지주의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조기상환 등에 의한 총자본 감소에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바젤Ⅲ가 국내에서 시행됨에 따라 과거에 자본증권으로 인정되던 부분이 일부 불인정되기 때문이라는 것. 지주사와 그 자회사는 새로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자본증권을 매년 10%, 20%씩 각각 자본에서 차감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BIS비율이 가장 낮은 은행지주회사는 하나(12.19%)와 JB(11.71%)지주다. 이날 JB지주가 국내 첫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를 발행키 위해 청약을 실시한 것이 BIS비율 관리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한편, 은행지주회사의 은행 자회사 의존성은 여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주사 전체 자산 중 은행 비중은 83.0%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투자(5.8%)와 보험(5.3%), 카드 등 비은행(4.1%)과 대비되는 수치다.
이익 구성의 경우 은행부문이 56.9%로 가장 높았고, 비은행(20.4%)과 금융투자(9.9%), 보험(3.4%)부문이 뒤를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