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금융협회들, 고연봉·업무비 도마위에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권 협회의 방만 경영이 또 한 번 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지난해 금융투자협회 등 일부 협회가 전임 회장에게 500만원의 고문료와 개인 비서 및 기사를 지원하며 '신의 직장'이라는 비판을 받은 일이 있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금융위원회 및 6개 금융협회의 자료를 분석해 협회장 연봉이 최고 7억원이라고 밝혔다.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의 연봉 상한선은 기본급 4억9000만원과 성과급 최고 50%를 합해 7억3500만원이며 실제로 지난해 받은 연봉은 약 7억2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의 연봉 상한선은 기본급 2억8100만원과 성과급을 포함해 5억6300만원이며 지난해 연봉은 5억3200만원이다.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의 연봉은 각각 5억원, 4억원, 3억원대이다.
임원 연봉 평균을 보면 금융투자협회 3억6300만원을 이어 은행연합회 3억3900만원, 여신금융협회 2억5500만원, 생명보험협회 1억9500만원, 손해보험협회 1억7800만원, 저축은행중앙회 8900만원 순이다.
문제는 이 같은 연봉이나 업무비에 더해 협회의 방만 경영이 끊임없이 지적을 받아온 사실이다.
국정감사를 앞둔 최근 몇 개월 사이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는 임원진 연봉과 예산에 관련한 자료 제출을 거부해 논란을 낳았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공공 기관이나 정부 산하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연봉을 공개할 의무는 없지만, 지난해 금융투자협회 등 일부 협회의 연봉이 문제되며 다른 협회들도 자료를 제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한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는 "금융협회의 설립 목적이 업계와 당국의 가교 역할을 위해서이고 이 때문에 회원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것이나 실제로는 그러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해서 있어 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모피아'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모피아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의 고위직을 지낸 퇴직 관료들이 민간 금융회사나 금융협회장의 임원 자리에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것을 비판하는 의미에서 지어진 말이다.
현재 금융투자협회와 손해보험협회를 제외한 협회장은 모두 관료 출신이다. 임원 중 관료 출신도 적지 않다. 은행연합회에는 박병원 회장을 포함해 6명이 재직중이고, 금융투자협회와 저축은행중앙회에도 각각 4명이 근무하고 있다.
김상민 의원은 "금융협회들의 방만 경영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탓이 크다. 지난 2011 이후 올해 7월까지 금융위는 6개 협회에 대해 단 두 번의 감사를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권의 최고경영자들은 금융 사고에 책임을 지고 연봉을 삭감하며 자정 노력을 한 데 반해 전직 관료가 몸담고 있는 금융협회들의 방만 경영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