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회 윤리위원회(위원장 : 임정완)가 지난 6월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신목근 세무사(현 서울지방세무사회 업무정화조사위원장)에게 '회원권리 정지1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당사자인 신 세무사는 세무사회 관련 법규로는 도저히 성립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있어, 향후 행보에 세무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무사회 윤리위원회는 7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개최, 신목근 세무사의 징계건을 심의하고 신 세무사에 대해 이 같은 징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세무사회 업무정화조사위원회는 신 세무사가 선거관리를 잘못했다며 '회원제명'이라는 사상 초유의 징계를 결정하고, 윤리위원회에서 제소한 바 있다.
당초 '제명'이라는, 세무사에겐 사형과도 같은 징계는 내려지지 않았지만 '회원권리 정지 1년'은 세무사회 회칙상 명시된 6가지의 징계처분 가운데 '제명' 다음으로 무거운 징계. 징계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신 세무사는 회직은 물론 정상적인 회원생활에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회원권리가 정지되면 그 기간 동안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제한되며, 정기기간 만료 후에도 2년간 회직을 맡을 수가 없다. 현재 서울세무사회 업무정화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 세무사의 경우에는 당장 회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임정완 윤리위원장은 "제명결정 논의에 대해 징계수의가 심하다는 말이 오갔다"며 "표결 끝에 징계수위를 확정했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 세무사를 비롯한 서울세무사회 일각에선 본회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하며 법적인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 세무사는 징계 결정이 내려진 직후 "세무사법 제17조 제1항이나 한국세무사회 회칙 제46조에 명시된 징계사유는 모두 세무사의 직무(세무사 본연의 업무)와 관련된 사항이며, 회원에 대한 봉사인 '회직 수행'으로 인해 회원을 징계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윤리위원회가 내린 '회원권리 정지 1년'의 중징계는 세무사회 관련 법규로는 도저히 성립될 수 없는 무모한 결정이며, 그렇기 때문에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상급심(한국세무사회 이사회)의 이의신청을 통해 이를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며, 나아가 법적인 모든 조치도 불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윤리위원회에서 신 세무는 소견발표를 통해 지난 서울세무사회장 선거 당시 김상철 회장의 상대후보였던 임채룡 세무사의 고발 내에 법률적 하자가 있음을 설명하고, 고발장을 접수한 뒤 조사를 진행한 남창현 업무조사위원장의 조사보고서 역시 문제가 있음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 세무사는 업무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에 대해 "업무정화조사규정을 무시하고 조사단도 없이 남 위원장이 혼자 작성한 '단독 보고서'"라며 "중립적인 자세로 사실관계만을 조사해야하는 자가 개인의 감정을 표출해 조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힐난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에 대해 한 세무사회 관계자는 "일단 사회로 보면 '검사'에 해당하는 업무조사위원장이 단독으로, 그것도 당사자 조사도 없이 보고서를 작성한 것부터 문제"라며 "그리고 왜 제명 징계를 내리게 됐는지 윤리위원들에게 설명해야 했는데 '이미 내손을 떠났으니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윤리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제명 결정이 무리라고 판단되자 수위를 한 단계 낮춘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사태는 수위의 문제가 아니라 징계 유무를 따져야하는 것"이라며 "회원들 눈엔 논리상 징계가 안 되니 수위를 낮춰 발표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