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볼라 사망 환자 가족…"치료 과정서 인종 차별 당했다"

'미국 에볼라 사망 환자 가족'

미국 내 첫 에볼라바이러스 감염 환자로 분류돼 치료를 받다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던컨의 가족과 지인들이 의료진 치료에 강한 불신을 표하며 진료 기록 공개를 요청했다.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던컨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병세가 악화돼 사망했다. 이후 그의 가족들은 던컨이 라이베리아 출신이자 흑인 남성이라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에 감염 된 뒤 미국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다른 미국인 환자들과 동등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CNN 등 현지 언론들도 던컨이 에볼라에 감염됐으나 생존한 사람의 혈청을 주입하는 치료를 받지 못한 부분과 실험 약물 브린시도포비르 투약이 늦어진 점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서아프리카에서 의료 봉사를 하던 도중 에볼라에 감염돼 미국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켄트 블랜틀리 박사는 실험 약물 지맵을 투여받기 전 에볼라 생존 소년의 혈액을 수혈받은 바 있다. 브랜틀리 박사는 퇴원 뒤 자신과 비슷하게 에볼라에 감염됐던 릭 새크라 박사에게 자신의 혈액을 제공했고, 새크라 박사도 완치 판정을 받게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에볼라 생존자의 혈액 투입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나 에볼라 퇴치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던컨은 지난달 30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닷새가 지난 4일에서야 브린시도포비르를 투여 받았고, 에볼라 생존자의 혈액은 받을 수 없었다. 던컨에게 실험 약물 브린시도포비르가 주입된 것은 지맵이 동이나 이뤄졌으며, 던컨은 이 약물을 받은 첫 환자였다.

의료진은 던컨의 치료 의혹에 대해 "던컨은 국적과 치료비 지급 능력을 떠나 일반 환자와 같은 대우를 받았다"며 치료 과정에서 인종이나 빈부 차별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 "브린시도포비르 투여는 CDC와 상의 하에 이뤄졌으며, 혈액 제공자와 던컨의 혈액형이 달라 혈청 투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미국 에볼라 사망 환자 가족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미국 에볼라 사망 환자 가족, 에볼라 환자도 차별하는 건 너무했다", "떳떳하면 기록을 공개해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