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경영진간 고소고발로 물의를 빚었던 신한지주사태와 관련된 비밀문건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이 문건에는 조직적으로 불법 계좌 조회 및 계좌 추적을 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상당한 후폭풍도 예상된다.
13일 국회 정무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과 참여연대는 2010년에 운영된 신한은행의 비상대책위원회의 문건을 입수했다며 문건과 1차 회의록을 공개했다.
이 문서에는 2010년 9월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당시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을 고소하면서 불거진 신한지주사태의 정황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내용이 생생히 담겨 있다.
공개된 문건은 비상대책위원회 운영 안으로 은행장 친필 서명이 들어가 있으며, 권모 전 부행장을 위원장으로 해 지원그룹, 간사(전략지원부장), 4개 반(배임관련 여신조사, 채널 커뮤니케이션, 고객관리/ 횡령관련 계좌조사/대외 및 대관 업무, 홍보담당/ 내부관리, 주주 및 법무)으로 운영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특히 계좌조사반, 계좌추적팀이라는 것을 만들어 조직적, 불법적으로 계좌 조회 및 추적을 한 내용이 나와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또 당시 큰 문제가 되고 있던 라응찬 회장의 비리 혐의를 감추거나 책임 전가를 위해 신상훈 전 사장 측에 대한 치밀한 퇴출작전을 펼치고, 그 과정에서 신한은행이 정상적인 은행의 감사 및 운영 규정을 위반하고 비대위를 결성하고 운영한 점 등도 적시돼 있다.
김 의원은 "시간이 흘렀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금융기관에 발생했던 사태의 진실과 진상은 꼭 제대로 규명되어야 한다"며 "당시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불법·비리 사실이 드러났지만 단 한번도 제대로 된 금융당국의 검사와 처분을 받지 않고 있는 라응찬 전 회장과 그 비호세력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법적조치가 내려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계좌추적팀 운영을 비롯한 당시 신한은행에서 벌어진 조직적인 불법 계좌조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특히 금융실명제법과 신용정보법 위반 등을 묵인한 금융당국의 잘못을 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작년 7월 참여연대가 당시 야당 정무위 의원의 소개를 받아 국회에 제출한 신한지주 사태 관련 감사원에 대한 국회의 감사요청권 발동 청원은 아직 미처리 상태로 국회에 계류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