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최장수 은행장인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공식 사의를 표명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일 하영구 행장이 이메일 등을 통해 씨티은행장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직원들에게 밝혔다.
하 행장은 이메일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 "저는 KB 회장 후보에 포함되는 것에 동의하면서 바로 이사회에 이러한 사실을 통보하고 책임감 있는 현직 CEO로서 KB회장 선출 프로세스의 결과에 상관없이 CEO 직책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함께 전했다"며 "이에 따라 이사회에서 후임선임 등 필요한 후속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만 그 사이 경영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이러한 사실을 외부에 명시적으로 말씀 드리지 않았다. 앞으로도 제가 현직을 수행할 때까지는 성실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하 은행장은 '직업이 은행장'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지난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3년간 은행장으로 일해 왔다.
그는 금융권 CEO 중에서 최고인 16억원대 연봉을 받고, 이외에 상당한 액수의 별도 성과급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씨티은행은 수익성 악화로 올해 들어 전 직원의 15%인 650명을 희망퇴직시켰으며, 56개 점포를 감축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펼쳤다. 또 이 같은 여파로 2분기에만 74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 행장이 공식 사의를 밝히고 KB금융 회장 후보 전에서 '배수의 진'을 침에 따라 오는 16일 2차 후보군 선정은 점점 흥미로워지고 있다.
현재 경쟁을 펼치는 후보는 하 행장을 포함해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양승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이다.
이중 범내부출신이면서 재무·경영관리분야 전문가들인 윤종규 부사장과 김기홍 전 수석부행장, 외부 인사로 친정부 성향인 이동걸 부회장과 하영구 행장이 선두 그룹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