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위 구성…감청영장 불응에 "법치주의 역행" 비판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감사 '핫이슈'로 떠오른 다음 카카오톡과 네이버 밴드 등 사이버 검열 논란이 거세지자 이를 계기로 정부 압박에 당력을 집중할 태세다.
그러면서도 '감청영장 불응'으로 대응하는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에 대해서도 "법치주의에 역행하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이는 앞서 '오죽하면 그런 말을 했겠는가'라는 당 대변인 공식논평과 결을 달리하고 있다. 사이버 검열 비판에 집중하면서 이 대표의 감청영장 불응이라는 실정법 위반에 대해서도 선을 긋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15일 사이버 검열 논란과 관련해 SNS통신검열 진상조사위를 구성, 우상호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해 본격적으로 사이버검열과 불법적 감청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16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고 있다'고 발언한 후 진행된 검열이라는 점을 거듭 상기시켰다.
이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정보통신 발전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게 아니라 감사의 기술을 향상시킨 꼴이 됐다"며 "IT기술은 강대국이지만 정부의 IT인식 수준은 형편없다. 대통령은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17조를 기억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지원 비대위원도 사이버검열 논란에 대해 "이명박 정부에서는 휴대폰을 도청해 난리가 났는데 이제 박근혜 정부에서 사이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감청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더욱이 민간업체들은 검찰이 회의에 참석시켜 일방적으로 함께 조치하도록 한 건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SNS통신검열 진상조사위 우상호 위원장은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국민감시 체제를 박근혜 대통령이 이어가겠다고 하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며 "이는 유신시대 긴급조치를 연상케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진상조사단은 그동안 박근혜 정부 들어서 어떤 사이버검열과 불법적 감청, 압수수색이 자행됐는지 밝힐 것"이라며 "또한 인터넷산업 전반에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기업 활동을 얼마나 위축시켰는지 조사할 것이다. 앞으로 법적, 제도적 장치를 고안해서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앙당 법률위원회 김하중 위원장 역시 "허위사실유포에 대한 실시간 감청, 모니터링을 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며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감청 대상에는 명예훼손죄가 포함돼있지 않다. 명예훼손죄 수사를 위해 감청하겠다는 건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제쳐두고 앞장서서 심의절차 없이 허위사실 개재 내용을 삭제 요청하겠다는 것도 법률 위반"이라며 "이렇게 검찰은 온갖 탈법적 방법으로 IT사업의 미래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파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감청영장 불응 의사를 밝힌 이 대표에 대해 "불과 며칠 전에 검찰에서 감청 요청하면 감청영창에 순응할 듯한 발언을 하다 이제 사이버망명으로 자사 이익이 해외로 유출되는 상황에 직면하니 태도를 갑자기 돌변해서 감청영장에 불응 선언을 했다"며 "법치주의에 역행하는 검찰과 다름없는 태도"라고 힐난했다.
앞서 박 비대위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의 감청영장 불응 의사에 대해 "다음카카오 대표의 충정은 이해하나 영장에도 자료 제출을 거부하겠다고 하는 것은 법질서를 파괴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 야당 간사로, 국정감사에서 네이버 밴드 사이버 검열 의혹을 제기한 정청래 의원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에 대해 "주면 안 되는 대화 기록을 다 줘놓고 주가가 떨어지니 국민 눈속임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