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서에서 사라진 김석동 전 위원장 사인 진실은?
김승유 전 회장 출석…합의서 위반 팽팽한 신경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둘러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갈등이 국정감사장으로 번졌다.
15일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과 증인으로 출석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하나-외환 2.17 노사정 합의서'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명숙 의원은 이날 외환은행의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해 주기로 했던 합의서를 언급하며 "금융은 신용과 약속, 신뢰가 기본인데 과거 기자회견을 통해 전 국민에게 약속한 합의서, 즉 약속과 신뢰를 잘 지켰느냐"고 질의했다.
이어 "약속과 신뢰를 평생 지키며 살았다고 밝힌 한국 금융의 원로로서, 또 당시의 합의 주체로서 이 같은 독립경영 보장은 지켜지지 않아도 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승유 전 회장은 "노조와 은행장도 같이 합의를 했고 합의서 전체 내용에 대해 신의성실의 원칙으로 지켜야 한다"며 외환은행 노조가 합의서를 먼저 위반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한 의원은 "독립경영 보장 합의는 지켜지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냐"고 되물었고, 김 회장은 "그 문제는 합의서가 지켜져야 하는 거지 일방의 주장만으로는 안 된다"고 답했다.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김 전 회장이 합의서 작성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카드는 가맹점 공동이용, IT는 ATM 공동운영에 합의한 것이라고 답해놓고도 하나금융이 먼저 약속을 위반하고 카드 통합과 IT통합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회장은 이에 "ATM은 IT통합을 하지 않아도 운영할 수 있는 것이지만 IT통합은 다르다"며 "금융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합의해 이미 할 수 있게 된 것이다"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의 카드와 IT 통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합의서에 들어 있다는 발언에 대해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한명숙 의원은 김 전 회장이 위증을 하고 있다며 위증판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또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서명이 없는 합의서를 가져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합의서 원본에 금융위원장의 서명이 없다"며 "3자가 관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금융위가 가지고 있는 것은 서명이 있는 합의서"라며 "서명이 없는 합의서가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승유 전 회장의 증인 발언 직후 외환은행 노조는 반박자료를 통해 "첨부된 합의서에는 IT·신용카드 부분 어디에도 통합이라는 단어가 없다"며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은 통합을 제외한 업무제휴 및 협력방안 등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특히 카드와 IT에 대해서는 합의서 외에도 2012년 11월 8일 하나지주와 외환은행장도 '5년 내 통합은 없다'고 분명히 확인했고 이 또한 노사합의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