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에 묶인 아이폰6, 국내 소비자는 역시 호갱

미국과 일본에서 유통되는 아이폰6 및 6플러스 가격과 잠정적으로 책정된 국내 유통가격을 비교한 결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전 국민의 호갱화’를 조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복수의 통신업계 관계자들에 의하면 오는 31일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6와 6플러스 두 모델의 잠정출고가는 80만원에서 100만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 수준에서 가격이 확정될 경우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으로 아이폰을 구입하는 소비자 중의 하나가 될 것이 확실하다.

현재 미국통신사인 AT&T의 경우 2년 약정 기준 아이폰6 16GB버전 199.99달러, 64GB 299.99달러, 128GB는 399.99달러며 공기계는 16GB기준 649.99 달러로 한화 69만원에 해당한다.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에서는 이보다 훨씬 파격적이다. 2년 약정으로 신규 가입하면 16GB는 0원이고 64GB는 월 540엔(5400원), 128GB는 1026엔(1만200원)만 부담하면 된다. 공기계 가격도 7만3800엔(약73만800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들은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작 아이폰5S가 미국에서는 16GB 99달러, 32GB 199달러, 64GB 299달러였지만 국내 출고가는 각각 81만 4000원, 94만6000원, 107만 8000원이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에도 비슷한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16GB 모델을 제외한 대부분은 100만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단통법 시행으로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비슷한 요금제에는 동일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더군다나 신형 기기의 경우에는 월 11만원(부가세포함) 정도의 요금을 부담하고도 10만원 안팎의 보조금만 지급하고 있다.

통신3사가 16일 현재 출고가 95만7000원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에 대해 지급하는 보조금은 SK텔레콤이 11만1000원(LTE10요금), KT가 12만2000원(올레10요금), LG유플러스가 12만2100원(사장님LTE10요금)으로 차이가 1만원 내외로 거의 동일하다.

오는 31일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아이폰6나 아이폰6플러스의 보조금도 갤럭시노트4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정한다면 단통법이 미국이나 일본 소비자들보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단말기의 공정한 유통을 통해 호갱(바가지)을 방지하겠다던 정부가 유례없는 보조금 상한액을 정하는 방법으로 이동통신사들의 담합을 강제함으로써 전 국민을 바보로 만들어 버렸다.

신촌에서 이동통신 단말기 대리점을 운영하는 서모씨는 “단통법 시행 이후 시행 전에 비해 판매량이 5분의1수준으로 줄었다”며 “정부 당국자는 외국제품이나 중고폰을 쓰라는 이상한 소리보다는 영세한 단말기 유통대리점과 전 국민에게 바가지를 뒤집어씌우는 법을 당장 폐기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