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신, 실패…맞춤형 노력으로 극복
안녕하세요. 2014년 제49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EY한영회계법인에 입사한 박승민(26세, 서울대학교 졸)이라고 합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과학고와 공대를 졸업한 제가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니 많은 분이 의아해 하셨습니다. 저는 대학 시절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벤처에 도전했고, 중소기업청·창업진흥원에서 창업 꿈나무로 선정되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변호사, 변리사, 공인회계사 전문직업인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신 다른 분들과는 달리 공인회계사분들은 저희의 도전을 응원해주셨고 전문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열정적인 모습과 전문가적인 태도에 공인회계사라는 직업에 좋은 감정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문제로 창업을 종료하게 됐을 때 공인회계사라는 직업에 대해 구체적인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시험(2011.8-2012.2)
저는 2011년 8월 심화종합반을 수강하면서 수험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일정이 꼬여 이 때부터 공부하게 됐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교에서 관련된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세법과 회계, 재무관리 과목을 학교에서 수강한 터라 심화종합반부터 시작해도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제 자신에 대한 과신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시험 범위를 모두 가르쳐 주지 않을뿐더러 CPA 시험은 짧은 시간 내에 정확하게 푸는 것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수험 목적에 적합하게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심화종합반과 객관식종합반을 다니면서 틈틈이 필요한 과목에 대해서는 인터넷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모자라고 남들보다 많이 뒤처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때문에 공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른 수험생들과의 모의고사 점수 격차는 빠르게 좁혀졌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된 상태로 시험장에 입실했습니다. 시험 결과 총점 기준은 만족했지만 세법 과목 1문제 과락으로 낙방했습니다. 그 해 세법 시험이 어려웠으며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세법개론에서 적지 않은 부분들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재시험을 위한 준비(2012.3-2013.2)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은 실패였습니다. 제 자신이 용서되지 않았고 화가 많이 났습니다. 부족했지만 정작 시험을 볼 때 합격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 아쉬웠습니다.
또 한 문제 차이라는 것이 억울했습니다. 혼자서 그 감정들을 다스리기 어려워 나무 경영아카데미의 이승원 선생님과 상담을 했습니다. 선생님은 다독여주시고, 또 어떤 면은 꾸짖으시면서 제가 다시 공부하게끔 마음을 정리해주셨고, 제 상태에 맞는 공부 계획에 대한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저는 9월 말까지 회계감사를 제외한 2차 4과목의 강의를 인터넷으로 수강했고 연습서를 2회독 했습니다. 이후에는 1차에 특화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전 과목의 전 범위를 공부했고, 많은 수험생이 포기하는 부분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어느 과목이 어떻게 어렵게 나오는지 관계없이 합격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1차 시험 당일 갑자기 감기몸살에 걸려 곤혹스러웠지만 반드시 합격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버티며 시험을 치렀고 다행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동차 준비(2013.3-2013.6)
2차 시험에서 회계감사 과목이 제일 걱정되었습니다. 나머지 과목은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합격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차 시험이 끝난 후 바로 “목차 스터디”를 알아보았고, 감사 과목 유예생들과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목이 저의 당락을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예생 스터디원들에게 질문을 하고 교재를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늘 이해->암기->적용(풀이)의 패턴으로 공부하던 저로서는 상당히 불리한 과목이었습니다. 그 불리함을 이겨내기 위해 회계감사 과목에 하루 3시간 이상의 많은 시간을 투입했습니다.
다른 과목들은 교재 3회독, GS 2회독을 하면서 철저하게 준비했습니다. 많은 회독과 공부 양을 통해 자신감이 생겼고, 시험 전날에는 “내가 5과목 유예생인 상황이라도 합격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편안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유예 생활(2013.9-2014.6)
그러나 가장 열심히 공부하고 합격을 자신했던 회계감사 과목에서 불합격했습니다. 저는 해당 과목의 불합격이 부족한 이해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13년 2학기에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회계감사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학교에서 진행한 수업은 단순히 암기하던 수험 공부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단순히 암기하던 내용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교수님들께서 개정된 감사기준을 적용해 가르쳐주셔서 수험 목적에도 적합했습니다.
겨울에는 잠깐 인턴 경험을 했고, 4월 초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1과목 유예생이었지만, 저는 나름대로 치열하게 공부했다고 생각합니다.
선영규 선생님의 감사 GS와 권오상 선생님의 감사 GS를 수강했고, 시중에 나오는 모의고사와 평가 문제 및 쪽지시험 등 모든 문제들을 수집해서 풀었습니다. 그러한 공부 양 덕분인지 시험장에서 나올 때 합격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합격 후
합격 후 진로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TAX로 진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입사한지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EY한영에서의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입사 후 말레이시아 연수를 통해 쟁쟁한 동기들 사이에서 제 자신의 부족한 점과 발전시킬 사항들을 자각했습니다.
또한 놀라울 정도로 화려하고 멋진 동기들을 보며 EY한영 입사가 좋은 선택이었음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EY한영에서 합격과 자격증에 안주하는 회계사가 아니라 동기들과 함께 발전하는 회계사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