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지난해 5월 말 역대 정부 최초로 만든 '공약가계부'가 사실상 달성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거창한 발표 계획과는 달리 재원조달 내역 관리도 안하고, 이미 지난해부터 세입확충 난제를 겪은 상황에서 올해는 더 큰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22일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재부는 공약가계부 재원대책 중 세출절감 부분을 상당부분 달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각 분야의 절감 규모는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약가계부에 명시한 재원 대책은 세입확충과 세출점감으로 나뉜다. 정부는 이 중 세출절감 분야는 의무지출 조정, 재량지출 조정 등을 통해 2013년 4조5000억원, 올해 9조5000억원 등 5년간 84조1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추정만 하고 있을 뿐, 지난해와 올해 세출절감을 통해 확보하기로 한 재원의 세부 내역을 파악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약가계부 재원대책 중 세출절감 부분은 상당부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각 분야의 절감 규모는 별도로 집계 하지 않고 있다"는 기재부의 공식 답변이 이를 말해준다.
오 의원은 이와 관련해 "재원대책 조차 집계하지 않고 있으면서, 이를 바탕으로 지출하는 공약 분야별 지출액 소요가 가능한지 의문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세수부족'만 놓고 보면 공약가계부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미 공약가계부 달성을 위한 재원조달 첫해부터 계획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결산상 국세수입에서 8조5000억원, 국세 외 수입에서 5000억원 등 총 8조9000억원의 수입이 미달됐다. 오는 2017년까지 5년간 세입 확충으로 50조7000억원(국세 48조원, 세외수입 2조 7,0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바람과는 다르게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셈이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세수결손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기재부가 발표한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국세수입은 13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6조8000억원)보다 3000억원 줄었다. 세수진도율은 63.1%로 지난해 같은 기간(67.8%)보다 무려 4% 이상 떨어졌다.
정부도 환율하락, 기업경영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올해 국세수입을 목표(예산) 대비 8~9조원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이 현실화 될 경우, 결국에는 결국 적자재정을 통해 미래 세대에 큰 부담만 안기게 될 재정정책을 야기할 뿐이라는 것이 오 의원의 주장이다.
이미 정부도 적자국채 발행에 대해 발표한 상황이다.
오 의원은 "국민들 앞에 호언장담했던 공약가계부는 재원조달 내역조차도 집계하지 않고 있었다는 점에서 애시당초 세부적인 재원 토대를 갖추어 공약을 이행하려던 의도조차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수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적자재정으로 재원을 조달하려는 박근혜 정부는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책임 있는 정부가 아닌, 미래 세대에 큰 재정적 부담과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정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