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1년부터 65세 지급…하후상박식, 2080년까지 100조 절감
새누리당은 27일 공무원연금 지급 연령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늦추고 소득재분배 기능을 반영해 '하후상박(下厚上薄)'식 개혁을 골자로 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마련했다. 또한 월438만원 이상 고액 연금을 수령하는 공무원에 대해선 10년간 연금액을 동결키로 했다.
공무원연금 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 이한구 위원장과 TF 소속인 김현숙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공무원연금 적자보전을 위해 정부의 재정 부담이 너무 많아 이를 적절한 선에서 줄이겠다는 게 제도개혁 첫 번째 목표"라며 "공무원 연금이 사기업이나 국민연금보다 후한 측면을 개선하면서 생활수준을 위협하지 않도록 적정 수준에 맞추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개혁안은 기본적인 연금 구조를 '더 내고 덜 받는' 식으로 바꿔, 기존 7%인 연금 기여율을 10%까지 올리도록 했다.
연금 지급률은 재직연수에 평균소득액과 1.9%를 곱하는 현재 방식과 달리 2016년에는 1.35%, 2026년부터는 1.25%로 하향 조정토록 했다. 2016년 이후 신규 채용되는 공무원은 국민연금과 동일하게 기여율이 4.5%로 적용되고, 연급지급률은 2016년 1.15%에서 2028년부터는 1.0%의 지급률을 적용받게 된다.
특히 여당 개혁안의 핵심은 소득재분배 기능을 반영한 것이다. 소득재분배 기능은 국민연금 산정 소득에 적용되어온 것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납입액 대비 수령액을 더 많이 가져가는 구조다. 이는 신규공무원뿐 아니라 기존 재직자들에게도 적용된다.
소득재분배 기능을 반영한 퇴직연금액은 최근 3년간 전 공무원 평균소득(A값. 2014년 기준 438만원)과 공무원 개인 전재직기간 평균소득(B값)을 각 50%씩 반영해 결정된다. 올해 기준으로 최근 3년간 공무원 전체 평균소득은 438만원이지만 가입자 평균소득을 산정하는 방식에 따라 액수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정부안이 모든 공무원에게 동등하게 삭감률을 적용한 것과 달리 개혁안은 최근 3년간 공무원 전체 평균소득보다 월급이 많은 공무원은 더 깎고, 평균보다 적은 공무원은 덜 깎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이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임용된 지 얼마 안 되는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에게 집중됐다는 지적을 수렴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고령화를 반영해 기여금 납부기간 상한연장을 현행 33년에서 40년으로 연장했다. 연금 지급 개시연령도 2010년 이전 임용자가 60세가 될 때부터 연급을 지급받는 현행과 달리, 2010년 이전 임용자도 오는 2023년 퇴직 시부터는 단계별 적용을 받게 됐다. 2023부터 61세 지급을 시작해 2년 마다 1세씩 올려 2031년에는 65세를 개시연령으로 확정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연금 지급 개시연령을 2033년 65세로 적용하는 정부안보다 2년 빠르다.
아울러 개혁안은 은퇴자들이 3%대의 재정안정화 기여금을 내는 정부안과 달리 연금금액에 따라 최하 2~4%로 차등해 재정안정화 기여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기여금 납부기간 상한도 현행 33년에서 40년으로 단계적으로 늘린다.
새누리당은 정부안을 바탕으로 수정된 개혁안이 2016년부터 적용되면 2080년까지 정부의 적자 보전금을 442조원 줄여 정부안(재정절감 효과 344조원)보다 재정절감 효과가 100조원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공무원들의 반발을 의식해 민간 근로자 퇴직금과 동일수준의 퇴직수당을 퇴직연금으로 분할 지급하는 방안을 내놓았고 안전행정부가 마련하는 공무원 사기진작책과 관련해서는 능력별 성과급제 도입을 강하게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연금개악을 저지하는 공무원 공동투쟁본부(공투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고 내달 1일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전국 총궐기 대회'를 갖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