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세, 증세인듯 증세아닌 너"=이날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여야 가릴 것 없이 증세에 관해 열띤 질의를 이어갔고, 특히 담뱃세 등 최근 증세 이슈들에 대한 추궁이 이어졌다. (사진=김용진 기자)
특히 담뱃세, 주민세 인상을 둘러싸고 '증세냐 아니냐'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이 이어졌고, 정부는 "부담은 늘지만 증세는 아니다"라며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어 한국경제의 뇌관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및 가계부채에 대한 정부의 대응, 확장으로 일관하는 재정·금융정책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 野, "담뱃세 인상은 증세" 맹공 = 이날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담뱃세, 주민세 인상에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정부는 증세라는 단어만은 피하려 했지만, 야당은 이를 '서민증세'로 규정하며 추궁을 이어나갔다.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은 "담배가격이 오름에 따라 서민이 절망하고 있다"며 "세수확보를 위해 담배에 개별소비세도 부과하는데 담배가 사치품이냐"라며 "담뱃세,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의 실체는 증세"라고 질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도 "담뱃값 인상에 솔직해지라"며 "증세는 없다면서 은근슬쩍 세금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질타에 대해 정홍원 국무총리는 "국민의 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국민건강증진이 주된 목적"이라며 "한국은 OECD 국가중에서 흡연율이 가장 높지만 담뱃값은 가장 낮다. 담뱃값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정부의 방침은 증세없이 경제활성화를 통한 세수증대, 지하경제양성화, 세출 구조조정을 통한 낭비 축소로 대처를 하자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돼서 증세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국민적 동의를 통해 해야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 "성장이냐 분배냐"…반복되는 논쟁 = 경제정책의 중장기적인 대해서는 여야간 입장차가 명확히 갈린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감세, 규제완화, 개방화, 공기업민영화가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핵심이라고 주장한 반면,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노동분배소득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현재 한국경제는 더 이상 청년기, 즉 고성장하는 시기가 아니다"라며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합계출산율도 세계 최저수준을 몇 년동안 유지하고 있다. 2016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인구가 하락하고, 2~3명이 노인 1명을 먹여살려야하는 시기가 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휴대폰,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제품들이 경쟁국들로부터 추격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관은 잠재성장률 올리기 위해서 뭘 해야한다고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기업투자가 활발히 일어나 노동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며 "노동공급 측면에서도 여성사회진출확대, 정규직, 비정규직간 양극화 완화를 통해 노동공급 이 이루어지고, 교육제도 개편 등이 선행돼야 잠재성장률이 높아진다"고 답했다.
아울러 "결국 사회적 합의와 관련법령 개정이 필수불가결하다"며 "국회에서 관련 법령을 통과시켜달라고 호소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현재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노동소득을 증대하고 채무에 시달리는 저소득층에 대한 탕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의 세수부족과 적자재정은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를 주장했다.
박 의원은 "가계소득 증대세제 방안은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고소득층의 소득을 높이는 정책"이라며 "소비를 진작시켜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노동소득분배율을 높이는 정책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계부채문제도 심각하다. 많은 취약계층들이 가계대출을 받아서 소비를 하기보다는 빚을 갚는데 쓰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은 단계적으로 시간을 들여 해소해나가야 하지만 신용채무는 그렇지 않다. 적극적인 부채탕감을 고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빚내서 경제돌릴 생각은 없다. 하우스푸어들이 대출받아서 집사거나 팔아서 시장에서 나오거나 자기 능력에 맞는 수준으로 낮춰서 가려면 거래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며 "거래는 어느정도 되고 있기 때문에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고 평했다.
신용채무 탕감에 대해서는 "저소득층 채무자들의 고통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경제가 활성화돼서 잘 돌아가야 해결되겠지만 어려운 계층의 구제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