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시행일-예산안 처리일 엇갈려 '진통 끝 수정'
정종섭 "법적 미비점 발견, 사과드린다"
국회 안전행정위는 7일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재난안전 시스템 강화와 해양경찰청을 해체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일부 개정안을 수정, 가결시켰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법사위를 거쳐 이날 오후 2시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될 예정이다.
안행위는 당초 정부조직법을 전날(6일) 전체회의를 통해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개정안 시행일 공포를 놓고 법적 미비점이 발견되어 진통을 겪었다.
개정안은 부칙 제1조에서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국회 통과 이후 오는 11월 1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의결돼 공포하면 안전행정부는 행정자치부로 바뀌고,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가 신설된다.
하지만 안행부가 정부조직에서 빠지게 되면서 오는 12월 2일 예산안 처리 심사 대상 부처가 사라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국가재정법상 예산안 심사 도중 정부조직이 변경될 경우 정부는 이를 반영한 수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수정예산안을 마련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하는데 최소한 10일 이상 걸려 12월 2일 예산안 처리기한을 맞추는 게 불가능하다.
이에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이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고,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과 논의 끝에 수정안을 제시했다.
수정안은 법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행일 관련 부칙 제5조를 신설해 국회는 2015년도 예산안을 정부조직법 개정 이전 중앙행정기관을 기준으로 심의 의결하고, 정부는 확정된 예산을 개정된 정부조직법에 따라 관련 중앙행정기관에 각각 이체하기로 했다.
또한 신설된 국가안전처에 대한 조항인 22조 4항에 국가안전처 소방사무와 해양경비 등을 담당하는 본부장이 각각의 소관 사무에 관해 국민안전처장관의 지휘 아래 인사 및 예산에 대한 독자적인 권한을 수행하기로 수정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법 형식의 절차 문제가 있었다. 이 문제를 찾아내지 못하고 진행한 안행부는 반성할 필요가 있다"며 "합의사항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안행부 장관의 약속을 전제로 야당이 수정안을 수용해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새정치연합 강창일 의원은 "이 파행의 1차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 안행부 장관 아니냐. 왜 사과 안하나. 사과를 받아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고, 정종섭 안행부 장관은 "저희들이 사전에 완벽히 준비해야 하는데 미비점이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