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회계투명성 확보 위해 감사환경 조성하려는 것"
기업·회계·세무업계 "업무 부담 줄어들 것" 한목소리
중소기업의 법인세 신고기한을 한 달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기업은 물론 회계·세무업계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13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기획재정부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중소기업 법인세 신고기한 한 달 연장 방안을 건의하기로 했다.
그동안 기업들과 회계·세무업계가 요구했던 사안에 대해 금융당국도 한 목소리를 내면서 법인세 신고기한 연장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현행 세법에는 12월 결산법인들의 신고기한은 사업연도 종료일부터 3개월 이내로 명시돼 있어, 매년 3월 31일까지 법인세를 확정해 신고 및 납부를 해야 했다.
문제는 재무제표 확정 및 결산 마감시점, 회계감사, 주주총회 등이 겹치며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기업의 재무담당자와 세무·회계 대리인들의 업무량도 이 기간 임계점에 달해 이에 대한 피로감을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최근 기업들의 분식회계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회계감사품질이 도마에 올랐는데, 그 원인과 관련 법인세 신고기한과 회계감사 기간의 중복이 회계감사 품질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의 회계감사 환경이 신뢰를 갖는데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라며 "금융당국으로서 회계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적절한 감사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해 법인세 신고기한 연장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국내 외감법인의 95%에 해당하는 2만1000여개사가 12월 결산법인이다.
그만큼 3월 업무 집중도가 크다는 의미이고, 이 때문에 3월은 세무·회계업계에서 '공포의 달'로 손꼽혔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법인세 신고기한 연장에 따른 재정적 손실보다는 회계감사 투입시간 증가에 따른 편익이 더 크다"며 "금융당국이 직접 나선 만큼 법인세 신고기한 연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현재 신중론을 펴고 있다. 법인세 신고 기한 연장과 관련해 신고·납부 기간 분산에 따른 행정비용 증가와 국세·지방세 세입 이연에 따른 재정부담 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회계투명성이 확보되면 기업의 분식회계를 예방할 수 있어 재정비용 대비 사회적이익이 더 크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이승렬 상장사협의회 회원지원본부장은 "12월 결산법인들은 주주총회가 3월에 집중돼 주주들의 불만이 거셌다"면서 "법인세 신고 기한이 연장되면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도 연장되고 주총 개최도 분산되기 때문에 기업과 회계업계 모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또 "방안이 중소기업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업무분산으로 회계업계가 탄력적으로 운용될 수 있어 상장법인들도 결산작업이 수월해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소기업 대상 법인세 신고 기한이 연장되면 회계업계가 물리적 어려움을 덜 수 있어 상장기업 입장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회계감사와 세무조정이 끝이 나야 법인세 신고를 하는데 법인세 신고 기한이 연장되면 회계감사와 세무조정에 투입되는 시간도 늘어나기 때문에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종합소득세를 5월에 신고·납부하지만 개인사업자 중 성실신고사업자는 한 달 유예해주고 있기 때문에 같은 맥락에서 법인세 신고기한도 한 달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