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8일 돌연 사의를 표명하며 금융 당국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올 초 카드 정보의 대량 유출이 발생한 이후 금융권에서는 동양그룹 기업어음(CP) 사기 사태, KB금융그룹 경영진 내분 사태 등 대형 금융 사고가 잇따라 터졌다.
최수현 금감원장을 물러나게 한 것은 KB 사태가 직접적 계기가 됐다. 최 원장은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의를 표명했지만 사실상 경질인 셈이다.
이 때문에 상위 기관인 금융위원회 수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검사 및 감독 업무, 제재 심의에 있어 결정적 권한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위 내부에서는 신제윤 위원장의 사퇴와 관련해 단호한 입장이다.
한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신제윤 위원장의 거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금융 당국 외부에서는 KB 사태를 비롯한 금융 사고의 책임이 금감원에만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KB 노조 관계자는 "KB 사태는 금융위를 포함한 금융 당국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금감원장이 물러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금융위가 KB 사외이사의 사퇴를 종용하거나 LIG손해보험 인수를 승인해주지 않는 보복성 관치금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신제윤, 최수현 지도부 하에서 사건 사고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책임지지 않으려는 모습이 심각했고 금융위에 총책임이 있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국정감사에서 신제윤 위원장, 최수현 원장은 KB 사태와 관련 물러날 뜻이 없음을 계속해서 밝혀왔다.
신제윤 위원장은 "금융시장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맞다. KB 사태는 유감이라고 생각하지만, 스스로 특별히 법에 어긋난 행동을 하지 않았고 책임질 것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최수현 원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양심의 가책 없이 처리했다. 감독원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했고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