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사이클을 즐기는 김모 씨(38)는 환절기엔 그렇게도 좋아하는 운동을 하지 못해 아쉬워한다. 건조한 날씨에 피부가 메말라 바지를 벗으면 하얗게 각질이 묻어나오고, 가려움증이 심해져 밤잠을 설치기 때문이다.
이같은 증상은 흔히 피부건조증으로 인해 유발된다. 심한 경우 빨간 반점이 생기거나 금이 간 듯 균열이 나타난다. 건조한 날씨, 화학섬유와의 마찰, 정전기, 대기오염물질 농도상승, 빈번한 샤워 등은 이같은 증상을 악화시킨다. 재발이 잦아 환절기마다 고생하는 사람이 적잖다.
피부는 천연보습인자를 가져 적절한 보습상태를 유지한다. 반면 건조한 피부엔 보습인자 분비가 적고 거칠어진 각질이 섬유와 마찰하거나 엉키면서 말초신경을 자극, 히스타민·염증물질이 방출돼 피부가 가려워진다.
이같은 증상은 찬 공기에 쉽게 노출되는 다리 쪽에서 먼저 나타난다. 얼굴에 비해 천연보습인자 역할을 하는 피지 분비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한 몫 한다.
피부과에서는 흔히 가려움증을 줄여주는 스테로이드제제와 피부를 유연하게 만드는 젖산(lactic acid)·유리아(urea) 성분을 처방한다. 하지만 매년 환절기마다 건조한 피부로 고생한다면 자신의 영양상태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강형철 비타클리닉 피부과 원장은 “간혹 피지·지방산 분비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건조증이 나타나기 쉽다”며 “체내 오메가3·6 지방산 성분이 과도하거나 부족해 밸런스가 깨진 경우 이들 균형을 다시 맞춰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기능의학적 검사로 자신의 상태를 진단받을 수 있다. 기능의학은 현대의학의 기초지식을 기반으로 체내 영양·생리·생화학적 상태를 포괄적으로 분석해 개인별로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과도한 기능은 바로잡아 건강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강 원장은 “건조증이 심하면 우선 혈액을 통한 지방산 프로파일 검사를 시행한다”며 “사람에 따라 결과가 다르지만 보통 복합비타민B제제, 마그네슘, 아연 등 천연 미네랄 성분을 투여하면 체내 지방산 조성이 긍정적으로 개선된다”고 조언했다.
피부과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빠른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강 원장은 “우선 샤워·목욕법을 개선해야 한다”며 “아미노산, 지질 등에서 유래하는 천연보습인자는 대부분 수용성으로 물에 잘 녹는데, 이를 없애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목욕”이라며 “장시간 자주 목욕하면 탈수는 물론 세제에 의해 피부지방층이 손실돼 피부건조증이 나타날 우려가 높다”고 조언했다. 이어 “각질이 일어난다고 해서 지나치게 때를 미는 것은 삼가야 한다”며 “샤워 직후 약간의 물기가 남아있을 때 로션이나 오일 등을 발라주면 보습에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헬스오 정희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