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연금으로 나눠받으면 세금 깎아준다"

파생상품 양도세 과세 공감대 형성

앞으로 퇴직금을 연금형식으로 나눠받을 경우 일시불로 받는 것보다 세금을 덜 낼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에 부여하는 퇴직소득세를 현행보다 대폭 경감, 되도록 연금형태로 퇴직금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복안이 담겨져 있다.

특히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법안은 국회통과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생상품 과세방식으로 거래세 방식을 주장해온 정부에서 한 발 물러선 움직임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의 세습'과 '기술 대물림' 사이에서 논란이 잦았던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은 국회 벽을 넘어서기 힘든 모양새다. 제도의 효과성이 미흡할뿐더러, 가업을 승계하는 것에 대해 '부의 세습' 측면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하다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20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연금계좌에 입금한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세액경감을 해주는 소득세법 개정안(정부안)을 통과시키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퇴직금 연금수령 시 세액 경감 = 현재 퇴직금을 연금계좌에 입금할 경우 계좌에서 일시금으로 찾거나 연금 방식으로 수령할 시점에 퇴직소득세가 과세된다.

방식은 두 가지다. 우선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분리과세 기준금액(1200만원) 이후분에 대해서는 3% 분리과세가 적용되며, 기준금액을 초과했을 때는 이연퇴직소득세로 징수된다. 일시금으로 수령할 경우에는 분리과세 없이 이연퇴직소득세로 징수된다. 다시 말해 일시금으로 찾을 때보다 연금방식으로 수령할 경우 세제상 혜택이 부여되고 있는 셈이다.

개정안은 퇴직금의 연금수령 유도를 위해 연금계좌에 입금한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30% 세액 경감해주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근로자의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다는 측면에서 조세소위 여야 의원들은 크게 이견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 법안(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안)에 대해서는 그동안 크게 반대했던 정부마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전언이다.

당초 정부는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과세방식으로 거래세 방식을 주장해왔으나, 세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진다는 이유로 금융업계의 큰 반발을 사왔다. 다만 양도세 방식의 과세 방침에 대해서는 동의했으나, 세율에 있어서는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10% 세율이 아닌 20%의 세율을 적용할 것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서는 추후 재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또한 교육비 소득공제가 되는 학교의 기준을 '초중등교육법'에서 '평생교육법'으로 바꿔 앞으로 야간반 및 주말반에 다니는 늦깎이 학생들의 세부담을 줄여주자는 법안 통과에도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 가업상속공제 확대, 野, 실효성 '질타' =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확대하는 법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였다는 것이 조세소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해당 법안(정부안)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매출액 3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족간에만 전수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나 노하우가 계속 전승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야당을 중심으로 해서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제도의 실효성 자체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당초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우자는 취지와는 다르게 공제대상이 늘어나게 되면 부자감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조세소위 소속 야당 의원은 "최초 가업상속공제 시행할 당시에는 매출액 기준이 낮은 수준이었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였다"며 "하지만 점점 매출액이 올라가 부의 대물림을 조장하는 거 아니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조세소위는 정부를 상대로 가업상속공제가 이뤄지고 있는 해외사례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의 실효성을 조금 더 점검해 본 다음에 통과 여부를 결정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