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전 씨티은행장 사실상 차기 회장 내정
금융노조 "은행연합회장 투명한 선출절차 필요"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원은행들이 이에 대해 일언방구도 듣지 못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긴급 성명서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인선으로 회장 임기 시작 전부터 심각한 문제를 노출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국민·신한·우리·하나·한국씨티·한국SC·기업·산업·농협·전북은행 등 10명의 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 부회장 등 총 12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차기 은행연합회장 내정설에 이들 이사회와 사원은행들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은행장들은 차기 은행연합회장 인선에 대해 전혀 사전교감을 이루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의 은행연합회장 내정은 금융당국 혹은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낙하산 회장 인선'에 무기력하게 사원은행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시선이 팽배한 것.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자체적으로 협회장을 인선하는 생명보험협회나 손해보험협회와도 상반되는 행보다.
금융노조는 "은행연합회는 아무런 절차도 거치지 않았고 그저 특정인사가 내정됐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올 뿐이다"며 "은행연합회는 엄연히 민간기구로 은행장과 금융기관장들은 주어진 권리조차 행사하지 못하고 그저 윗선의 결정만을 무능하게 기다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노조는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 회원사들이 자율적으로 투명한 절차를 통해 은행연합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며 "회장 자리가 몇 달 공석이 되더라도 회원사들 스스로 공정하게 은행연합회장을 선임하는 제도적 절차를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변했다.
한편 은행권에 따르면 사실상 내정된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은 오는 24일 열리는 은행연합회 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