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장관-여야 교문위 간사 간 합의…김재원 "황 장관 월권" 논란
새정치 "김재원 합의 부정, 가당치 않아…무책임"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편성 갈등으로 예산안 심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0일 여야 논의 끝에 추가 예산소요 5천 600억원을 국고부담으로 지원하기로 합의했지만,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전면으로 부정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합의는 국회 교문위 여야 간사뿐 아니라 해당 부처수장인 황우여 교육부 장관까지 나서 이뤄진 것이어서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황 장관을 향해 "월권"이라는 등 이례적인 비난을 한 데 이어, 여당 교문위 간사인 신성범 의원까지 간사직 사퇴의사를 밝힌 것.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가당치 않다"고 김 수석부대표를 맹비난하면서 여야 간사 간 합의대로 교문위 정상 운영을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교육청에서 지방채를 발행해 부담하고 이자를 국가가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임을 내세워 국고에서 지원을 주장해왔다. 새해 예산안 심의가 시급한 상황에서 해당 상임위인 국회 교문위 여야 간 합의가 진통을 겪자, 황 장관과 여야 간사가 협의 끝에 추가 소요예산에 대해서만 국고로 지원하는 것으로 합의를 본 것이다.
하지만 김 수석부대표는 오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합의 내용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또 나아가 황 장관이 함께 합의한 내용이라는 지적에 대해 "그럼 황 장관의 월권"이라며 전 당 대표를 지낸 황 장관에 대해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김 수석부대표가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부칙2조다. 그는 "부칙2조에 근거해 누리과정 예산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해야 한다는 명백한 법적근거 있고 그런 법률적 토대 아래 예산편성이 됨으로 이런 사항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부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합의에 대한 진실공방으로 이어지자, 여당 간사인 신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간사직' 사퇴를 발표했다.
그는 이날 황 장관과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과 합의 끝에 내년도 누리과정 순증 분 예산인 5000억원을 교육부 예산으로 증액 편성해 예결위로 넘기되, 예결위에서 그 지원규모가 확정되면 지방채 발행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국비와 지방채를 연동시키기로 구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당 원내지도부와 협의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유는 파행중인 교문위를 정상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라며 혼란을 초래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누리과정 예산갈등이 봉합되던 차에 무효화되자, 김 수석부대표를 맹비난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교문위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보육현장에서 염려들이 있어서 대승적 차원에서 크게 양보했고 여당 간사와 교육부 총리가 합의해서 이를 수 있었다"고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영유아보육법 시행령에 따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정작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는 교육기관 대상에 보육기관(3~4세 어린이집)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시행령 규정을 따르는 게 상위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김 수석부대표가 황 장관에 대해 "월권"이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 "가당치 않다. 김 수석이 황 장관 위에 있는지 모르지만 국회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국회가 김재원 수석 손안에 쥐락펴락하는 데인가. 일개 수석이 자당의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합의한 것에 대해 한칼에 잘라버리고 뒤엎어 버리는 것은 처음 본다"고 일갈했다.
그는 "과연 정부여당의 자세인가라는 의문을 갖는다.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며 "여당은 무책임하게 할 게 아니고 합의한 데로 교문위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