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 감소 기대 vs 개인 투자자 피해 우려
주식시장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증시 가격제한폭 폐지를 추진한다.
국내 코스피 시장은 2000년대 초 벤처 버블이 붕괴한 직후 시가총액과 주가지수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주식시장 발전방안을 발표,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가격제한폭을 현행 상하 15%, 총 30%에서 두배로 확대해 상하 30% 총 60%까지 설정한다고 밝혔다.
파생상품시장에서 현물과 직접 연계되는 개별 주식의 선물 및 옵션에 대해서도 가격제한폭을 상향 조정한다.
내년 상반기에 우선적으로 시행하며 향후에는 완전히 폐지한다는 것이 금융위의 방침이다.
이현철 자본시장국장은 "증권사 시스템의 오작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검증 후 시행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의 가격제한폭이 설정된 것은 지난 1998년. 코스닥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같은 폭이 유지되고 있다.
가격제한폭은 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반면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있어 왔다.
시장에서는 주식시장 거래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하한가 폭 자체가 거래량을 늘리지는 않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주가가가 가치를 반영하면 거래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1980~1990년대 미국에서는 상·하한가 확대로 인해 자산 관리 수수료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는 "극단적으로 볼 때 상한가가 1%보다 100%이면 훨씬 위험하기 때문에 전문가 도움을 받고 싶어 한다. 대형 증권사 지점이 많이 줄었지만 최근 6개월 동안 이를 중단하고 있고 가격제한폭 확대에 대비해 자산 관리 수수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수혜를 누릴 것이다"고 밝혔다.
대형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는 "가격제한폭을 확대하면 시장의 불공정매매가 줄어들 수 있다. 상한가가 30%일 경우 자금 부담 커저 시세조종이 어렵고 시장의 기업 정보가 더 정확하게 반영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또 다른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는 "최근 한 미국의 경제학자가 쓴 논문에서는 일반 투자자의 경우 상한가 폭이 오르는 것보다 하한가 폭이 낮아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