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낙하산 논란에도 차기 회장에 하영구 선임
정부가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온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이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예비입찰이 유찰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교보생명이 입찰 마감 직전 불참을 결정하면서 유효경쟁이 불발된 것이다. 이로 인해 2010년부터 네 번에 걸쳐 추진한 우리금융 민영한 계획은 모두 좌절됐다.
또 금융당국의 내정설로 낙하산 논란을 불러온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에 논란의 당사자인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선임됐다.
이외에도 농협 계좌에서 1억2000만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인출사고가 발생해 금융감독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 우리은행 매각 4번째 좌절=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직(職)'을 걸면서까지 야심차게 추진했던 우리금융 민영화가 또다시 좌초됐다.
28일 오후 5시 마감 예정이던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예비입찰에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교보생명이 불참하고, 중국의 안방보험만 입찰 제안서를 제출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정부 지분의 경우 2곳 이상이 입찰에 참여해야 유효경쟁이 성립하는데, 교보생명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입찰이 자연스레 무산된 것이다.
교보생명은 이날 우리은행 지분인수 타당성에 대해 해외공동투자자 및 컨설팅사와 검토하는 과정에서 몇가지 문제점이 제기돼, 인수참여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4번에 걸친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이 모두 다 실패로 돌아가면서 향후 경영권 지분 매각 대신 소수 지분 매각 방안이 부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내정설이 '사실'?…하영구 은행연합회장 확정=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의 입을 빌려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내정된 것으로 시장에 알려지며 낙하산 인사와 밀실인사에 대한 논란이 들끓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열린 은행연합회 이사회와 총회에서 하영구 전 행장이 단독후보 만장일치를 통해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올랐다.
지난 25일 신제윤 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하 전 행장 내정설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변했지만, 결국 하 전 행장이 회장에 선임되면서 관치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은행연합회는 이사회 및 사원총회를 통해 금융당국이 내정한 인물을 회장으로 선임했다"며 "이사회와 총회는 졸속 그 자체로 금융당국 내정설을 관철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다름 아니었다"고 비난했다.
금융노조는 또 "이번 회장 선임으로 사태가 끝난 것이 아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번 관치 낙하산 인사의 책임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관철시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농협·우리銀 무단 인출사고…금감원 검사 착수= 최근 상호금융 농협계좌에서 예금주도 모르게 40여차례에 걸쳐 1억2000만원이 텔레뱅킹으로 빠져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은행에서도 지난해 계좌인출 사고가 발생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그러나 현재까지 사고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면서 은행 고객들은 불안감에 빠졌다.
이에 금감원은 농협의 텔레뱅킹시스템과 내부 통제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
한편 농협은 텔레뱅킹 이체에 필요한 고객 계좌번호와 통장 비밀번호, 자금이체 비밀번호, 보안카드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없다면서도 농협손해보험에 보험금 지급을 신청했다.
보험금 지급을 심사중인 농협손보는 이번 사고가 보험금 지급 사유라고 판명될 경우, 전액을 해당 농협에 지급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