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글로벌 전략 고도화…신사업·신시장 개척

중동에서 중남미·아프리카, CIS 등 전세계로 시장 확대

토목 건축 플랜트 이어 최고 단계인 기획·설계 영역 진입

세계 건설시장에서 6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건설이 최근 글로벌 사업전략을 업그레이드 하고 나섰다. 

그동안 중동 중심의 시장에서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시장을 본격적으로 넓혀 나가고 있다. 건설 분야도 토목ㆍ건축ㆍ플랜트를 넘어 프로젝트의 기획ㆍ설계ㆍ운영 등 첨단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해외건설 전략에 변화를 꾀하는 것은 국내ㆍ외 건설환경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해 글로벌리더 위치를 확고하게 굳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중동지역의 정치갈등에 따른 리스크 관리와 함께 유럽 선진국들의 경기침체에 대응하면서 중국건설사들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이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나섰다.

사업 위험이 높고 성장이 정체된 곳 보다는 성장이 빠른 지역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 영역은 중국 같은 저개발 건설사들에게 넘기고 현대건설은 수익성이 높은 첨단 고부가가치 분야로 역량을 모아 사업구조를 고수익구조로 바꾼다는 것이다.    

■ 세계 개발투자자들 몰리는 중남미 공략...CIS, 아프리카까지

먼저 해외시장의 공략 지역이 달라졌다. 오랜기간 해외건설 신화를 일궜던 중동에서 벗어나 중남미, 유럽에 이어 CIS와 아프리카 등을 공략하고 나섰다. 

중남미지역은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로 올림픽' 개최지로 사회기반시설과 경기장 건축, 생활 인프라 등 건설수요가 넘쳐나는 소위 '수주밭'이다.

중남미 지역의 풍부한 자원은 아직도 개발 여지가 풍부해 투자수익 증가로 전세계 투자가들이 중남미에 막대한 돈을 쏟아 넣고 있는 중이다.

석유매장량도 중동지역을 능가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철, 구리 , 아연 등 광물 매장량도 풍부하다. 게다가 지구 산소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아마존 밀림은 바이오 자원의 보고로 앞으로 얼마나 더 개발할 수 있는지 규모를 측정할 수 없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중남미 지역에 4~5년 전부터 차곡차곡 진출기반을 다져 2012년 2월 3억5천만 달러의 콜롬비아 베요 하수처리장, 같은해 11월 우루과이 6억3천만달러의 뿐다 델 띠그레 화력발전소를 잇달아 수주했다.

올들어서도 2월 칠레 차카오교량, 6월 베네수엘라 48억달러 푸에르토라크루즈 정유공장 등 초대형 공사로 수주규모를 키우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브라질, 멕시코, 칠레 등 중남미 33개 국에 현대건설의 깃발이 휘날릴 날도 멀지 않다"며 "세계 건설시장의 두 축인 중동과 중남미 시장을 모두 석권하게 되면 현대건설이 미국, 독일 등 선진국 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남미 시장외에도 현대건설은 터키의 보스포러스 초장대교를 건설해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고 있으며 우간다에서도 나일강을 횡단하는 교량을 건설하고 있다.

또 동유럽 우즈베키스탄,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 알제리에서 복합발전소를 건설해 유럽-CIS-아프리카를 연결하는 글로벌 건설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건설 최근 3년 비중동 지역 수주 실적 

■ 발전설계 등 첨단기술 영역 도약...글로벌 메이저 건설사 진입

공정면에서도 선진 건설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기획ㆍ설계ㆍ운영 영역으로 한발 한발 올라서고 있다.

60~70년대 노동력 중심 토목분야에서 출발해 80~90년대에는 건축분야로 발전했고 2000년대로 들어 서면서 석유화학, 발전소 등 플랜트 분야로 공정을 확대해 매년 10조원의 해외실적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그동안 미국, 유럽 등 선진 건설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발전소 등 첨단정밀시설의 기본설계에 도전해 베네수엘라 정부로 부터 발전소 기본설계 수주를 따냈다.

발전소와 같은 첨단 정밀시설의 기본설계는 건설기술의 최고영역으로 불리며 이후 시공과 운영까지 연결돼 건설에서는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단계로 얘기된다.

이밖에도 현대건설이 터키에서 공사하고 있는 보스포러스 교량은 세계 최초의 대규모 사장-현수교 복합형식의 교량이다. 

사장교와 현수교 혼합방식은 현대건설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미 울산대교에 적용하고 있는 공법으로 울산대교 공사를 통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결국 세계 최대 사장현수교 공사를 따낼 수 있었다고 전한다.

기술개발 뿐만 아니라 사업영역도 최근 선진건설사들이 미래시장으로 꼽고있는 자원개발, 물환경 수처리, 그린스마트, 신재생, 오일샌드 등 분야에 진출해 선진국들과 어깨를 겨루며 미래시장 선점 경쟁을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런 전략 업그레이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가 보유한 전 세계적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세계 선진기업들과 기술, 영업, 자금 측면에서 파트너십을 적극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 회사로 성장하고 한국 건설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페트콕 발전소 설계는 현대건설을 새로운 형태의 발전시장에서 기술적으로 한 단계 더 진일보하게 만든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미래 신성장 분야를 선점하며 신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글로벌전략으로 해외건설에서의 전통 강자이미지를 한단계 더 끌어 올려 글로벌 메이저로 확실히 자리잡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